수근수근문화일기
일시 : 2024년 10월 20일 일요일 오후 1시
장소 : 충청북도 단양군 단양향산리삼층석탑
일부러 찾아가는 장소가 있다. 그런 곳은 언제나 기대에 부풀어 미리 준비하고 탐방하게 된다. 하지만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장소들도 있다. 이런 장소들은 보통 잘 알려져 있지 않고, 근처를 지나다 우연히 들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이런 장소들이 더 큰 감흥을 주며 마치 보물을 발견한 듯한 기쁨을 주기도 한다. 단양 향산리 삼층석탑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물론 이 석탑은 국가유산으로, 보물로 지정되어있다.
이번에 단양을 여행하던 중, 지도를 보다가 '단양 향산리 삼층석탑'이라는 명칭이 눈에 들어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약간만 돌아가면 들를 수 있는 위치라 가보기로 했다. 근처에 도착하니 마을 안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보였고, 차로 이동하던 중 작은 사건이 발생했다. 마을 주민이 길을 막고 흔히 '갑바'라 불리는 천막천 위에 깨를 말리고 있어 차량이 더 이상 들어갈 수 없었다. 우리는 차를 마을 입구에 세우고 도보로 이동했다. 마을 입구에서 탑까지는 가까워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단양 향산리 삼층석탑은 마을 한가운데에 홀로 서 있었다. 사람 키의 두 배쯤 되는 크기로, 압도적인 위압감보다는 단아하고 정갈한 느낌을 주었다. 이 석탑이 원래 있던 자리 그대로 남아 있다니, 이곳이 옛 절터였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향산사라는 절이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관련된 문헌은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절은 사라지고 탑만 마을에 외롭게 남아 있지만,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잘 보존된 것을 보면 이 석탑이 마을 사람들에게 여전히 중요한 존재로 남아 있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