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근수근 문화일기
일시 : 2024년 10월 22일 화요일 오전 11시
장소 : 충청남도 천안시 천안지역사전시관
최근 천안지역사전시관을 개관했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방문했다. 앞으로 문화원에서 팽성생활사박물관을 맡게 되고, 웃다리문화촌의 상설전시실 개편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방문 전, 천안에는 이미 천안시 전체를 아우르는 천안박물관이 있음에도 왜 별도로 천안지역사전시관을 개관했는지 궁금했다. ‘지역사’라는 이름에서부터 전시관의 공간적 범위가 현재의 천안시 전역이 아닌, 천안 시내권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부제 ‘남산의 기억’ 역시 이를 뒷받침했다. 또한, ‘전시관’이라는 명칭은 ‘박물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규모로, 사진과 자료 중심의 공간임을 내포했다. 이러한 특성이 향후 전시 기획에 유용할 것이라 기대됐다.
전시관은 천안중앙시장 인근에 위치해 있어 공용주차장을 이용하면 차량 접근은 쉬웠지만, 주변 환경이 다소 어수선한 느낌을 주었다. 건물에 들어서니 새 건물 특유의 냄새가 났다. 1층 전시실에서는 특별전 '생활의 기억'이 진행 중이었는데, 천안의 옛 풍경과 교육, 문화생활, 마을 풍경 등의 유물을 전시하고 재현였다. 3층에서는 상설전시 '천안기억 - 삶의 터전에 시간을 담다'가 열리고 있었다. 이 전시는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의 천안 모습을 사진, 텍스트, 영상으로 담아냈다.
이번 방문은 전시 내용을 감상하기보다는 전시 방식, 전시대, 영상 연출, 텍스트 구성, 동선 등 향후 전시 기획에 참고할 요소들을 살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관계자로부터 전시에 투입된 예산이 예상보다 적었음에도 전시 구성이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철제 프레임으로 구성된 입간판 형태의 전시대였다. 이 전시대는 포맥스나 시트지를 활용해 다양한 변형이 가능해 보였고, 고정되어 있지않아 이동이 가능하지만 무게감이 있어 안정성도 높아 보였다.
이번 방문을 통해 전시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천안지역사전시관은 역사적 자료와 지역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했지만 동시에, 전시에서도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었다. 앞으로 박물관과 전시실을 구성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