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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 Aug 07. 2024

오 마이 핫도그 보이

체코 여행 중 이상형을 만날 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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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에서의 첫날, 효둘과 효삼은 정처 없이 돌아다녀 보기로 한다. 체코 전통빵인 굴뚝빵도 먹어보고 부활절 마켓도 둘러보며 낭만의 도시, 프라하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그리고 효삼이는 도시가 아닌 사람에게도 빠지게 되는데...


미안합니다... 핫도그 보이...


(이번 화도 효삼의 일기만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체코에서의 둘째 날, 효둘과 효삼은 본격적으로 프라하를 탐미해 보기로 한다. 숙소에 주방이 따로 없어서 바밥은 다 사 먹어야 했다고. 길을 걷던 둘은 마침 눈에 띈 핫도그 가게로 향했다.


거기엔 효삼이가 여행 내내 못 잊어했던 '전설의 핫도그 OPPA'가 아르바이트 중이었다.

(이름을 안 물어봐서 효둘과 효삼은 그를 그냥 '핫도그 보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효삼이는 자신의 일기에 '너무 귀엽고, 똑똑이 스머프처럼 생긴 사람이 일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효삼이가 그에게 홀딱 빠지게 된 건 심금을 울리는 외모만큼이나 다정한 마음씨 때문이었다.

효둘&효삼이 핫도그를 먹으며 셀카를 찍고 있으니 카운터에서 호다닥 나와 자신이 사진을 찍어줘도 괜찮겠냐고 물었다고 한다. 효둘과 효삼은 그의 섬세함에 감동해 버리고 말았다.


...효삼이는 완전히 반해 버렸다.


안 그래도 효삼이는 유럽 여행 전부터 '언니들, 혹시 여행하는데 지인-짜 이상형이 나타나면 어떻게 할 거야?' 같은 질문을 몇 차례 했었다. 효둘은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답게 '나는 예랑이가 좋은데? 예랑이 만한 사람을 못 만날 것 같아'라는 모범 답안을 냈고 나와 효삼이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어나지도 않을 일임에도 아주 골-똘하게 고민했다.


내가 '얼마나 이상형인데?'라고 물으면 효삼이는 '완전, 완전! 외모부터 성격까지 전부 다~'라는 가정을 추가해 주었다. '언어는? 말이 통할까?'하면 '한국에 관심이 있어서 한국어를 좀 할 줄 알아. 영어도 잘하고!'라며 고민을 지속하게 만들었다. '한국에서 유럽이면 너무 롱디잖아' 하니까 '언니를 너무 너무 사랑해서 한국에 와서 살겠대' 했다. 정말 얼토당토 없긴 하지만, 군침이 싸악 도는 상황에 나는 머리를 쥐어짰다.

한참을 고민하던 난 '효삼이 넌 어떻게 할 건데?'라고 되물었다. 효삼이는 '남자친구한텐 미안하지만 이상형인데 어째?'라고 확실한 노선을 밝혔다.

상상만으로도 설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땐 나와 효삼이 모두 남자친구가 있었다. 현실감없는 두 쓰레기의 도파민 팡팡 막장 시나리오였다...


핫도그를 다 먹고 일어난 효둘과 효삼은 그가 기다리고 있는 카운터로 향했다. 효삼이의 마음을 눈치챈 효둘은 말이라도 붙여 보라며 부추겼지만 부끄러움에 잠식당한 효삼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반면 그를 건실하고 괜찮은 청년 정도로 생각한 효둘이는 K-어르신처럼, 별다른 부끄럼없이 그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으며 너스레를 떨었다고 한다. 그는 수줍은 미소로 고맙다고 답했다고.


그리고 효삼이는 끝까지, 어떤 용기도 내지 못했다고 한다... 바보.

상상에 속에선 사랑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불도저였지만, 현실에선 말 한마디 제대로 걸지 못하는 쑥맥 젬병이었던 것이다. 효삼이는 '핫도그 오빠는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귀엽고 잘생긴 사람'이라며 한 달 내내, 심지어 지금 글을 쓰는 내 옆에서도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


+여러분들은 여행 중 맘에 드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어차피 한 번 보고 말 사이!

  후회하지 마시고 용기내 보시길! (가볍게 인스타나 페이스북 같은 SNS 계정을 물어보시면 좋지 않을까?)



이후 둘은 번화가로 이동해 젤리 상점에서 젤리를 사 먹고 체코의 유명 관광지를 돌았다고 한다. 프라하 화약탑과 천문시계, 카를교와 하벨시장, 프라하성을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에 대한 여행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계속...




+혹시 프라하를 여행 중이시라면 Hotdog's Rocket에 들러 핫도그를 드셔보길 추천드립니다.

  프라하 핫도그 맛집이라네요. 가신 김에 겸사겸사 효삼이의 마음을 전달해주심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저녁에는 여자분이 계셔서 오전 중에 가야만 그를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2024년 3월 26일, 당일의 효삼이 (핫도그 보이를 찾기 위해 얼굴 공개!)


Hotdog's Rocket

+420 775 325 443 https://g.co/kgs/P37a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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