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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 Jul 24. 2024

일요일엔 미술관 입장이 1유로?
이건 못 참지!

뮌헨에서의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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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둘과 효삼은 부푼 기대를 안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투어를 신청한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린 건 매서운 추위와 비바람이었다. 궃은 날씨 탓에 잘츠부르크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돌아온 둘.

드디어 뮌헨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이제 체코로 이동해야 하는데 과연 오늘은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까? 


(이번 화도 효둘과 효삼의 일기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같은 공간, 다른 생각.


뮌헨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다음 여행지는 체코 프라하였다. 비구름이 효둘과 효삼을 따라온 것일까?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젖혔는데 무심하게도 비가 주륵주륵 쏟아지고 있었다고 한다. 효둘이는 고민에 빠졌다. 뮌헨의 관광 지도를 볼 때마다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만 PTSD를 유발하는 궃은 날씨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캐리어를 가지고 이동해야한다는 리스크 때문에 쉽사리 효삼에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효둘의 캐리어는 바퀴가 고장나 90%의 힘과 10% 요령으로 움직여야 했는데 캐리어를 끈다는 느낌보다 머리채를 휘어잡고 간다는 느낌으로 걸어야만 했다.)

떠나기 직전, 효둘은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고 이를 들은 효삼은 '언니가 미련이 남는다면 나도 너무 아쉬울 것 같으니 일단 가 보자'며 흔쾌히 응했다고 한다. 


효둘이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곳은 알테 피나코테크 미술관이었다.



원래 이곳의 입장료는 9유로인데 일요일만 1유로라고 한다.

14세기부터 18세기 르네상스 작품 7,0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는 세계 5대 회화관이라고 한다. 라파엘로의 '성모상'과 렘브란트의 '자화상' 같은 유명한 작품들이 많다고 한다.


+꿀팁

입장료를 비롯해 현금을 조금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대부분의 가방을 락커에 넣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동전이 꼭 필요하다고 한다.



효둘과 효삼은 본인들 몸뚱이만한 캐리어를 끌고 우박을 맞으며 미술관을 찾아갔다고 한다. 그들이 본 건 비가 아니라 우박이었던 것이다. 효삼이는 난생 처음 우박을 맞아봤는데 하필이면 입에 맞아서 더 아팠다고 했다. (사실 효삼이는 이때부터 그냥 체코에 가고 싶었다고...)


일요일의 미술관은 줄이 굉장히 길었는데 큰 캐리어 덕분인지 경호원 한 분이 다른 직원 분과 이야기해 바로 뒤쪽으로 입장시켜 주었다고 한다. 무사히 입장해선 락커에 짐을 보관하고 편하게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다른 경호원이 둘을 16살, 12살(원래 28살, 23살)로 봤다는 걸 보면 아무래도 어린 애들인 줄 알고 우대해주신 것 같다^^)


효둘은 '정말 정말 즐거웠다'고 했다. 자신이 상상한 유럽의 미술관이 그대로 구현되어 있었다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작품들이 가득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관람했다고 했다. 덧붙여 자신은 세밀하고 정교한 그림이 취향인 것 같다며, 사진처럼 미세한 부분까지 정확하게 표현해낸 작품들이 두고 두고 기억에 남았다고 했다.


효삼의 의견은 달랐다. 미술관이 엄청 넓어서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감상했지만 '다 봤나?' 하면 새로운 방이 있고, '드디어 다 봤구나' 하면 또 다른 방이 나타나서 결국엔 '대체 언제까지 봐야하는 거지' 싶었다고 했다.

처음엔 효삼이도 제 나름대로 작품을 분석하며 찬찬히 감상했다고 했다. (효둘에게 뇌피셜 도슨트를 해주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넓기도 넓고 작품들이 워낙 빼곡하게 걸려 있어 끝에 가서는상당히 지쳤다고 한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종교화는 대충 보고 넘길 수 밖에 없었다고.


같은 걸 보고도 다른 감상을 이야기하는 둘이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효둘과 효삼은 뮌헨의 기차역으로 이동했다. 한국에서 미리 사간 '유레일 패스' 첫 개시 날이었다. 처음 타는 기차기도 하고 기차역이 무척 커서 찾아가는 길이 힘들었다고 한다.

배가 고팠던 둘은 먹을 것을 잔뜩 사서 기차에 탔다고 했다. (효삼이의 일기에 따르면 '정말 니 맛도 내 맛도 아니었다'고, '독일은 참 맛없는 음식이 많다. 내가 살기엔 너무 척박하다'는 감상평을 남겼다.)


기차를 타고 약 6시간 정도를 이동해 체코에 도착했다고 했다. 도착하니 밤 10시가 넘었다고 한다.

제일 처음 둘을 반겨준 건 다름 아닌 '오줌 냄새'라고 했다. 효둘, 효삼이는 각각 일기에 '체코 기차역에 오줌밭이 있었는데... 와, 최악이었다', '인간들이 길에다 오줌을 싸서 냄새가 지독했다'라고 썼다.


나중에 알고 보니 체코 기차역 정문이 아니라 샛길로 나와서 그런 거였다고 한다.

체코 기차역 샛길을 이용하시는 분이 있다면 코 조심하시길 당부드린다.


프라하 가는 길에 만난 귀여운 구름 (효둘의 그림)


배가 고팠던 둘은 저녁거리를 사기 위해 늦게까지 하는 마트에 들렀다고 했다. 대부분 코루나로 결제를 하는데 둘은 유로 밖에 없었다고 한다. 다행히 유로도 취급하는 가게여서 캐셔가 유로로 환율을 계산해서 결제하고 코루나로 거스름돈을 주었다고 했다. 


+꿀팁

유럽연합에 속하는 국가라고 해도 유로가 아닌 자국의 화폐를 사용하는 나라들이 꽤 있다. 미리 알아보고, 가기 전에 꼭 환전해 가시길 추천드린다. 그곳에도 유로를 받는 곳이 있긴 하지만 현지 화폐를 내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


왼 /  처음 받은 숙소                                                                           오 / 바꿔 받은 숙소


도착한 숙소는 예약 사이트와는 전혀 다른 정말 작은 방이었다고 한다. 생각보다도 훨씬 별로여서 짐을 최소한으로 풀고 다음날 방을 바꿔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둘은 주변을 조사하기 위해 근처를 돌아다녔는데 효삼이는 체코 물가가 저렴한 것을 보고 '미식의 나라인 만큼 맛있는 걸 많이 먹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뮌헨에서 프라하로 넘어오기, 성공!

프라하에서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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