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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 May 29. 2024

사공이 많으면...
배가 유럽(?)으로 간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프롤로그


시작 전에 미리 말해두자면, 난 2017년에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

졸업 후, 아르바이트로 모아 두었던 250만 원 정도의 전재산을 털어 두 달 정도, 서유럽과 동유럽의 12개국을 다녀왔다. 2개월 동안 유럽의 기차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유레일패스'를 끊고 갔기 때문에 그 나라의 웬만한 유명한 도시는 다 다녀왔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여행의 예산도 300만 원 정도로 잡았다. 이것이 엄청난 오류였다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멋모르고 즐겁기만 했던 우리...


0. 사공이 많으면 배가 유럽(?)으로 간다...


처음엔 휴학한 효삼이랑 둘이서 한 달 동안 귀농 체험을 해볼 예정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직장인 효둘이는 부러워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LH로 신혼집을 구하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집과 직장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어 투 도어로, 약 3시간 정도가 걸리게 되면서 실업급여를 받고 퇴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부러워만 하고 있던 효둘이는 '너무 좋은 기회다! 나 결혼하고 나면 이렇게 셋이 여행 가는 게 쉽지 않을 텐데...'라는 말로 효삼이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효삼이는 도끼눈을 뜨며 '왜 그렇게 말해! 결혼해도 우리 효자매가 먼저잖아!'하고 소리쳤다. 하지만 효삼이도 효둘이의 말에 어느 정도 수긍하는 듯했다. '그럼 국내 말고 해외로 가 볼까?' 하며 스케일을 키우기 시작했으니...


+효삼이는 효둘의 결혼 소식을 듣자마자 세상이 무너진 듯 엉엉 울었었다. 효둘의 남편에게 1순위 자리를 뺏긴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나는 그전에도 효둘의 1순위가 효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세상 서럽게 우는 효삼이가 그저 웃겼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효삼이가 훌쩍거리던 소리가 생생해 웃음이 난다.



1. 얼마나 갈까? 


처음엔 2주 정도였다. 그런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하지 않는가. '유럽인데 2주는 너무 짧은 것 같아.', '맞아. 비행기값이 비싼데... 한 달은 가야 하지 않을까?' 하다 보니 효둘과 효삼이는 6주, 나는 개인적인 사정로 5주 동안 유럽여행을 하게 되었다.


정신을 차려 보니... 그냥 그렇게 돼있었다...



2. 어느 나라를 갈까?


효둘이와 효삼이는 유럽여행이 처음이라 가 보고 싶은 나라가 무진장 많았다.

효둘이는 북유럽을 가고 싶다고 했고, 효삼이는 이탈리아, 프랑스 같은 서유럽을 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체코, 헝가리 같은 동유럽 국가도 가고 싶다고 했다. 난 포르투갈과 그리스, 튀르키예를 말했다. 내 얘기를 들은 효둘이와 효삼이가 패기롭게, '거기 가 보자!' 했다.

하지만 우리의 시간도, 예산도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추려야만 했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후보로 나온 상황이었다.


일단 북유럽은 나라 간의 이동이 불편하고 물가가 비싸 첫 번째로 제외되었다. 그리고 서유럽은 내 경험상 물가와 치안, 환경 등 모든 것에서 기대 이하였기 때문에 저렴하고 볼거리가 많은 동유럽 위주로 가게 되었다.

효둘이와 효삼이는 내가 가보지 않은 나라들을 위주로, 나를 배려해서 동선을 짜줬다. (오스트리아, 헝가리, 크로아티아는 효둘이와 효삼이가 가고 싶다고 해서 다시 가게 되었다.)


효둘이와 효삼이가 일주일 먼저 출국했기 때문에 둘은 독일(뮌헨)에서부터, 나는 오스트리아(비엔나)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효둘과 효삼은 독일과 체코를 구경하다 내가 도착하는 날, 오스트리아로 넘어오겠다고 했다. 출국은 다 같이 튀르키예에서 하기로 했다.


원래 우리의 계획은 '오스트리아-헝가리-크로아티아-그리스-튀르키예'였다...

'계획'은 그랬다...



3. 어떤 항공사로 갈까?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여행 기간이 길어진 건 항공사 탓이 크다.

처음에 항공권을 찾아봤을 때는 상해를 경유해서 유럽으로 가는, 중국 동방항공이 왕복 40만 원 대였다.

그런데 우물쭈물하는 일주일 새에 80만 원 정도로, 항공값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우리는 크게 좌절하고,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처럼 항공편을 파는 사이트란 사이트는 다 뒤지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항공편을 찾기 위해 날짜와 출발/도착지를 바꿔가며 검색했지만,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비행기값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흥이 식어버린 찰나, 에티하드항공이 눈에 들어왔다. 90만 원에 가까운 80만 원 후반대. 중국 동방항공과 10만 원 정도 차이 났다.

재작년 5월, 스페인에서 열린 친구 결혼식 참석을 위해 에티하드항공을 이용했었다. 다른 서비스도 훌륭했지만,  특히 스탑오버 무료 호텔 제공 서비스가 인상 깊었다. 효둘과 효삼에게도 내가 했던 만족스러운 경험과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나는 적극적으로 에티하드항공을 이용하자고 둘을 설득했다. 효둘이와 효삼이는 큰 고민 없이 흔쾌히 수락해 주었고 결국 우리 셋은 에티하드항공을 이용하게 되었다.

+셋이서 함께 아부다비 여행을 즐기고 싶었으나 환승시간 이슈 때문에 출국 시에만 스탑오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결국 아부다비 여행은 나 따로, 효둘&효삼 따로 즐기게 되었다...




모든 것이 정해지고 우리는 카운트 다운을 세며 여행을 손꼽아 기다렸다. 소풍도 가기 전날 밤이 제일 설레고 신나듯이 여행을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우리 유럽여행 가면 맨날 화장하고 옷도 차려입고, 멋지게 꾸미고 다니자! 그리고 예쁜 사진도 많이 남기자!" 했었다... 그랬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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