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쓸데없어 보이는 돌멩이도 예쁘면 집에 가져와서 놔두고, 버릴 물건에 귀여운 게 달려 있으면 그것을 떼서 갖고 있었다. 그리고, 강아지 인형을 아기로 생각하고 업어주고, 안아주고, 옷도 입혀주면서 재미있게 놀았다.
대학생이 되어서는 새끼 고양이의 귀여운 사진을 보고 또 보았다. 새끼 고양이, 강아지들이 컵에 들어 가있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해했다. 어른이 되어서는 내 아기를 키우며 이제 진짜 제대로 만났다! 고 생각했다. 아기의 손과 발은 작고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서 내 도움을 필요로 했다. 역할을 못하는 아기의 손과 발을 보며 귀여워서 입을 갖다 대고, 뺨에 비벼댔다. 아기의 옷을 입히고 벗길 때마다 드러나는 아기의 몸은 빵떡같이 귀엽다. 아이의 눈은 왜 그리 맑은지 계속 보고 있고 싶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생명체를 만나서 얼마나 좋았던지 그때가 떠오른다.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아이의 손과 발이 커지고 키도 커지면서 나의 맘에 있던 작고 귀여운 것을 보면 안아주고 싶던 마음에 충족이 안되고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밖에 나갔다가 아장아장 걸어가는 아이들의 앙증맞은 뒷모습을 내 눈이 쫓아가며 바라본다. 그리고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왜 그리도 귀여운 게 좋을까?
우리 둘째 꼬부기는 정말 작은 물건을 얼마나 많이 모았던지 곳곳에 쌓아둬서 이제는 한 짐이 되었다. 밖에서 버려진 쓰레기들도 작고 귀여우면 손에 꼭 쥐고 와서 머리맡에 두고 자고, 학교 갈 때는 자기 이불속에 넣어 두고 간다. ㅜ ㅜ 행동이 너무 귀엽다.
꼬부기의 이유를 알 수 없는 행동들이 있어서 사랑스럽다. 순수함이 있다. 황금도 아니고 누가 저런 걸 소중히 여긴담? 하지만 아이들은 황금도 좋지만 저런 것들을 소중히 여긴다. 꼬부기의 행동이 이해는 안 가지만 이해할 수는 있다. 나도 그랬었지 하고 생각하며 지금은 내가 너무 실용주의자가 되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오늘 황사가 뒤덮여서 뿌옇고 햇살도 안 보이니 그런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들을 꼭 끌어안고 위로받고 싶어 진다. 그런 존재들에게 감사하다. 세상에 무해하며 순수하고 귀엽고 쓸모없어 보이는 그런 존재들에게 정말 네가 사랑스럽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