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네덜란드에서,
네덜란드는 지금 눈이 많이 왔다. 얼마 전까지 폴란드에 있었는데, 폴란드에도 눈이 많이 내렸다. 독일을 거쳐 오는 동안에 눈은 마치 우리를 따라오듯 계속 내렸다. 눈길을 달리며 우리가 마치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어느 순간엔 두려움이 커져 잔뜩 긴장한 채로 도로를 달리기도 했다. 그렇게 도착한 네덜란드에는 눈이 잔뜩 쌓여있었다. 4년 전이었나, 그때 폭설이 있었지만 이렇게 며칠을 내리는 눈은 아니었다.
겨울 방학이 끝나고 오늘부터 루이는 학교에 나갔다. 아침에 눈을 뭉치는 장난감을 들고 학교에 갔다. 라파엘이 썰매로 루이를 태우고 가서 썰매로 다시 집에 데려왔다. 하교 후에 라파엘과 한 시간 정도 밖에서 썰매를 타고 놀았다고 했다. 폭설이 내렸는데도 네덜란드 사람들은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랜만에 겨울다운 겨울을 성의껏 즐기고 있다. 눈이 조금 더 내리면 정말 큰일이지만, 그래도 자연의 일을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일단 내린 눈은 굴리고 던지고 미끄러지며 즐기는 거다. 뒷마당에 아무도 밟지 않은 흰 눈을 밟으며 사락사락 가벼운 눈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솜이불처럼 펼쳐진 눈 위에 누워 팔다리를 휘휘 저어 나비가 돼 보는 루이를 보니 루이의 유년이 조금은 부러웠다.
이 연재를 처음 시작한 게 6월 말이었다.
기억이 맞다면 브런치도 그때 처음 시작했다. 거의 육 개월 간 매주 금요일마다 연재를 쓰려고 애썼다. 개인 생활을 쓰는 게 부담스럽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소설과는 다른 글을 쓸 수 있어서 특별한 경험이었다.
글을 올릴 때마다 꾸준히 찾아와 읽고 소통하는 이웃들이 생겼다.
표현한 적은 없지만, 무척 든든하다. 그분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하지 못했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새해에는 원하는 일들을 이루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정하다고 느낄 만큼의 복을 받는 해가 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우리 모두 쓰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