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근무하는 아빠
이번엔 스스로 해 보겠다 합니다. 믿고 기다리니 잘 해 내는구나.
부모의 잔소리 No. 아이는 믿고 기다리면 잘 해 냅니다.
4시에 퇴근해서, 둘째 픽업하고, 첫째와 둘째 바로 피아노학원에 데려다 줍니다. 혼자 올라와, 간만에 샤워하고 에어컨 틀고 청소기를 밉니다. 무지 더운 오후, 땀범벅이어서 샤워하고.
5시50분. 아이들이 피아노학원에서 돌아옵니다. 엄마 카톡에 오늘 둘째 그림일기 숙제가 있답니다.
강요하지 말아야지 싶어, 아빠가 먼저 다이어리를 펴고 글을 써 봅니다. 자연스레.. 딸이 소파에서 놀다가 슥~ 와서는, 옆에 앉아 일기를 쓰려고 공책을 폅니다.
참 신기합니다. 말로 하는 잔소리가 필요가 없습니다. 엄아아빠가 행동으로 옮기며 모범을 보이면
아이가 이렇게 알아서 따라오는 것을.
어른도 잔소리를 들으면, 지시 쪼의 말을 들으면 싫은 법인데, 하물며 아이들은 어떨까? 아이들도 짜증나지 않을까? 뭐야~ 엄마아빤 티비보며 놀면서 나보고 공부하라고 지시야? 속으로 이어겠지... 싶습니다.
딸이 그림일기도 혼자 써 보려 합니다. 왠일인가 싶습니다. 수요일엔 수학연산을 스스로 해 보겠다며 나의 개입을 막더니... 이렇게 이렇게 해 보는 건 어때? 이런 말을 못하게... 막더니..
오늘은 그림일기를 쓰면서 모르는 단어를 하나하나 써 주려 했더니...불러만 달라~ 합니다. 자기 스스로 천천히 생각하며 써 보겠답니다.
불러주지 말라 한다!! 굉장히 좋은 자세라 생각합니다. 정말 좋은 습관입니다. 수동적인 자세보다 스스로 하는 능동적인 자세...정말 좋다 싶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잘 발전해 가고 있는지... 대견합니다.
생각보다 금방 그림일기를 썼습니다. 쓰는 속도도 많이 빨라지고. 빨리 써 내니, 스스로도 수월한지, 1달 아니 몇 주 전보다 일기에 대한 스트레스가 덜 해진, 편안해하는 느낌이 눈으로 보입니다.
내일이 기다려진답니다. 아이가. 갑자기. "왜...?" 그랬더니, 내일이면 유투0를 실컷 볼수 있잖아요~ 라고 합니다. ^^;;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아~~ 우리 아이들 참 대견하다... 생각했습니다. 많이 보고 싶었을 텐데.. 주중 5일을 참고 인내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래도 인내심으로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고맙고 대견한지...
사실 저도 팁, 유투0 안 보려 하기가 참 힘이 드는데. 아이들은 얼마나 보고 싶을까? 그리고 얼마나 참기 힘들까? 5일이 얼마나 길게 느껴질까? 참고 이겨낸 우리 아이들이 멋집니다. 우리아들, 우리딸, 최고야~~~~ 이 아빠보다 나아~~~~.
2022-여름
사진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