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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빛 Mar 03. 2023

섬 여행


다릅니다.

내 성격 다르고 아내 취향 다르고.

두 아이 성격 서로 다르고.

는 집에서 조용히 쉬며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하고,

아내는 물/자연을 보며 바람을 쐬고 싶어합니다.

아내가 그동안 많이 답답했겠습니다.

나가고 싶어도 눈치를 봐야 하고.

서로 다르면 서로에게 끌려 부부가 되지만,

함께 사는 데엔 성격, 취향이 달라 답답하겠다... 싶습니다.


섬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내가 가족 여행을 가잔 얘길 꺼내 놓구선 눈치를 봅니다. 

남편이 피곤해 할까 싶어. 

거리가 멀어서 안 가는 게 낫겠다느니..주저주저하는 모습.

괜히 인근의 다른 곳을 자꾸 알아보고.

오랜만에 자연속에서 흙을 밟고 싶은 모양입니다.


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이, 엄마, 너무 좋아합니다.

내가 너무 무심했구나, 이렇게 가족이 좋아하는데.

다음날도 그 여행 얘기를 합니다.

더 미안해집니다.

가끔 자연을 보러 나가야겠습니다.


아빠는 운전이 서툽니다.

항상 길을 돌아갑니다.

길을 잘못 듭니다.

근데, 그  예기치앓은 경험합니다.

잘못든길. 시골길. 오솔길. 고불고불 침엽수림길. 힐링길.

창문을 열고 숨을 크게 들이쉬며, 시원한 솔향 맡으며.

왼쪽엔 북한강이, 오늘쪽엔 강을 따라 찻길이 천천히 굽이굽이 돌아돌아.


휴게소를 지나쳐 모두 허기있습니다.

닭갈비와 메밀국수를 먹습니다.

뭔가 도심지에서 먹던 맛과 조금 다릅니다.

기분 탓일까.


섬 주변은 주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섬으로 들어가는 입장료가  됩니다.

외국 관광객이 많습니다.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갑니다.

연애때 아내와의 서먹서먹했던 기억.

아이 유모차 끌고 왔던 기억.

새록새록 기억이 납니다.


그 섬은 역시 참 좋습니다.

날씨도 선선합니다. 

살짝 쌀쌀하지만 덥지 않고.

무엇보다 여유있게 오랜시간 산책할 수 있어 좋습니다.

그 전엔 시끄러운 중간 길을 택했다면,

이번엔 강을 따라 난 길을,

덜 분비는 조용하고 한적한 가장자리 길을, 

걸을 수 있어 참 좋습니다.


키가 높이 자란 침엽수림,

그 밑으로 그늘진 오솔길,

맑은 솔향, 흐르는 강물,

다람쥐, 청솔모, 토끼.

한적함.

발을 편하게 하는 폭신한 흙,

이끼가 살짝 껴 더 폭신한 전나무밑 길,

오두막팬션,

오리떼, 공작 2마리, 검은토끼 흰토기,

중간중간 벤치.

여유있는 걸음걸음 산책.

한적함을 즐기며 걷는 산책이 좋습니다.

아내, 아이 모두 환한 얼굴입니다.


아내, 아이, 모두 좋아합니다.

재미없고 헤아릴 줄 모르는 남편, 아빠.

가끔 자연을 보러 나가야 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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