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국은 먹었니?

멈칫해지는 질문

by 그럴 때도 있지

멈칫해지는 물음이다.


”미역국은 먹었니?“

뒷통수가 뜨끔하다.


가족들 생일에는 한솥 끓이면서도,

정작 내 생일엔

끓일 생각조차 못 했던 미역국.


아이 생일에 끓였는데,기어이 안 먹겠다 해서

”그래, 한 달간 병상에 누워 고생하며

널 낳아준 애미가 먹는 게 맞지“라며

먹어치운 그 미역국.


누군가에게는 의미있는 음식일지 몰라도,

내게 미역국은

김치 하나 놓고 밥 한 그릇 뚝딱 말아먹기 좋은 음식일 뿐이다.


생일이 뭐 특별한가 싶다가도,

미역국이란 말에 의미가 더해진다.


이날만큼은 타인이 전해주는

축하인사를 받으며 몰아서 안부인사를 주고 받기도 한다.

이미 관계가 깊은 사람들에겐 격하게 응원을 받는 날이기도 하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잠시 서로의 시간을 나누는 일이 고맙다.


”오늘만큼은 너의 시간을 살아“라는 따뜻한 응원이,

전화로 직접 불러주는 생일 노래가.

전해주는 그들의 안부가 하나같이 고맙다.


가족 모두 제주 우리집은 첫 방문이었던 30년지기 친구.

몇 주전, 집에 오자마자 제 집인양 자연스레 플랜카드를 걸었다.


깨방정떨며 만난 친구들에게선 부끄러울 것도

가릴 것도 없이

기쁜 마음으로 축하를 받았다.


그 시절,

그 친구도 나도,

당연하게 받아 먹던 그 미역국.


이제는 누군가를 위해 요리해야 하는 입장이 된 우리.

그 사실에서 세월을 실감한다.


그나저나 내년 생일엔 미역국을 끓여 나에게 먹여줘볼까?


#미역국#생일#감사#이참에안부#응원#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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