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버린 우물

우물신

by 윤선태

어릴 적 저 우물

두레박으로 물을 퍼 올려

먹고 마시고 등목하던 저 우물


생명의 원천으로

맑고 단물 마를 새 없었는데

지금은 폐우물이 되어 있다


도시로, 도회지로 떠나는

문화로, 문명사회로 변해가는

이 풍진 세상을 만나

옛날의 소용을 다 잃어버렸다


쓰러져 가는 초가집 속에

반 넘어 메꿔진 채

거적때기로 덮여 있는 저 우물

우물신도 영영 떠났나 보다


모든 물은 강으로 흘러들어

마침내 바다로 통한다는데

우물의 큰 신 용왕 곁으로 들어가

편히 지내기를 빈다



<주> 우물신은 우물을 관장하는 가신이다. 집안에 우물이 있는 가정에서는 우물신이 우물을 항상 맑고 깨끗하게 해주는 것으로 믿었다. 따라서 우물가에서는 언행과 몸가짐을 조심했다. 마을의 공동 우물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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