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린곁을 헤매다

by 윤선태

운전석 옆자리에 앉으면 늘 노닥이던 당신이

웬일로 노루잠에 빠져 있다


시험에 들까 봐 차를 멈추지 못하고

지평선에 닿기 전까지 어깨를 내어준다


쪽잠이라도 좋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므로

천천히 도린곁을 헤맬 수 있다


깨어나거든 제발 여기가 어디냐고 묻지 말라

내 마음 깊은 곳이라고 말하기 쑥스럽다


<단상> 운전석 옆에 앉아 함께 가다가 깜박 조는 모습, 생각만 해도 흐뭇합니다. 나를 믿는다는 것이니까요. 목적지에 다다라도 더 자게 내버려 두고 싶습니다. 그래서 천천히 주변을 맴돌지요. 사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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