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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상자에 담겨왔던 가지에 꽃이 피다

우리 집에 동백꽃이 피다니

by 육남매맘스하루

'나만시'라는 그림책을 좋아하는 나만의

시간을 만드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


그 안에서 만난 제주도선생님 한분이 계시는데 설연휴 즈음이면 꼭 연락을 한다.

인친이자 디엠도 스토리도 공유하고

이웃사촌 같은 사이.

안부도 안부지만 주황주황 귤 오렌지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에 레몬까지 엄청 열일하는

농장을 갖고 계시기에

늘 부탁을 드려 맛있는 과일을

바로바로 직송해서 먹는다.


육남매 먹으라고 늘 꽉꽉 채워 보내주신다.


그런데 이번 설연휴엔 서비스를 미리 보내시고 정작 주문과일을 잊으신

귀여운 실수를 하셔서 비행기 타고 당장 날아갈까요? 깔깔깔 웃기도 했다.

결국 설 지나고 지금까지도

후숙과일로

맛있게 먹고 있다.


왜 이렇게 서두가 기냐면 ~~

그게 선생님은 과일 상자에 동백꽃

봉오리가 달린 가지를 한쪽씩 넣어 보내주신다.

아버지의 아이디어였는데 선생님은 좀 부끄럽다 하지 말자 하셨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 줘서 지금은 쭈욱

이어가신다.


안 왔으면 어쩔 뻔^^


초록잎이 달린 가지만 왔을 뿐인데 이미 빨간 꽃이 핀 것처럼 신나서는

유리잔에 물을 채워 가지를 꽂아둔다.

한번 보고 두 번 보고 세 번 보고 또 보고

이럴 거면 과일은 덤이고 꽃가지를 산 게

아닐까 의문이 들 정도다. 하핫.


이 정도로 들여다보면 피어날 꽃도 쏙 들어가겠네 ^^;


그러다 잠깐 잊고 있었다.

물은 넉넉하게 부어서 굶기진 않았다.

하하 ᆢ


근데 이게 무슨 일??

초록잎으로 감싸 쥔 봉오리가 탈피하듯

조금씩 벗겨지고 있었다.

눈앞에서 서서히 벗겨진 게 아니고

내가 잊고 있던 그사이 스르륵 벗었다.

앗, 좀 야한가?ᆢ 그게 아니고

겉껍질을 살짝 밀어내고

빨간 속살? 겹겹이 꽃을 보여줬다.

제주도에 다녀온 기분을 내 집에서 만끽~


곧 활짝 필까?


그때까지 저 물만 먹고 이 집에서

버텨줄까? 내가 뭘 더 해줄 수 있을까?

또 모른 척을 해줘야 할까?


하아~~ 그러다가 선을 넘었다.


큰 동백나무 엄마를 떠나 저 피도 안 마른 동백꽃을 내가 입양해 와 우리 집에서

키우는 기분.

제주도 선생님께 너무 이쁘게 잘 자라고 있어요. 곧 꽃도 필 것 같아요~

하며 사진도 보냈다.


과일상자에 넣어두신 꽃가지하나로

나 어디까지 간 거지?


암튼 난 여섯 아이를 키우며

온갖 살아있는 것들과 이야기를 하는데

한동안은 동백꽃과 이야기꽃을 피울 것 같다.

그사이 동백꽃도 피겠지~


눈으로 맘으로 온갖 정성으로 키워내는

나는야 육남매맘.

근데 큰일이다.

나한테 오면 모든 것을 살려낸다며

온갖 동식물을 키우자고 난리다.


아니!! 이제 그만~!!!


난, 이제 다른 건 안 키워.

이제 난 날 키울 거야~~~~

ㅎㅎㅎㅎㅎ;;

선언했다.

잘 키울 수 있겠지!!!

난 뭐든 잘 키우니깐.


하하핫 ᆢ


나는 또 얼마나 꽃피려나?

앗~

근데 난 물만으론 살수 없는데ᆢ


오늘도 얘기가 산으로 갔노?

허나ᆢ

글쓰기는 여전히 재밌고

난 늘 긍정으로다가 즐겁고 행복한 상상을 한다.


오늘은 여기까지~~~


#제주오라방 진미샘 감사해요 !!

아빠농부님의 멋진 생각 응원합니다.

동백꽃 하나로 상상에 날개를 달다.


육남매 엄마의 호기심 상상력 공감 소통력은

어디까지 갈까?~ 요?


조만간 나의 그림책도 한번 만들어야지.

헤헷.


요즘 밥 안 먹어도 배불러요.

글이란 게 참 신기해서 막 쓰고 싶어 집니다.


조만간 꽃이 활짝 피면 또 올릴게요~


이젠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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