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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Feb 22. 2022

자꾸 간식이 생각나거나 자주 배가 고픈가요?

진짜 배고픔과 가짜 배고픔을 구별해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바깥 활동이 줄어들고, 혼자 혹은 가까운 이들과만 제한적인 만남을 가지게 되면서 조금씩 체중이 늘기 시작하더니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너, 뒷모습이 좀 변한 것 같아'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 넉넉한 사이즈로 구매했던 청바지가 꽉 끼는 듯한 느낌에 불안감을 느끼던 찰나였는데, 지인의 그 이야기는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여행도, 사람들과의 만남도 모두 줄고, 그 핑계로 오랫동안 해오던 운동의 양도 확 줄어들면서, 일과 중에 조금씩 먹던 과자와 초콜릿이, 마음 놓고 먹던 야식이, 왠지 식욕이 돌아 많이 먹었던 식사들과 과일들이 야금야금 체지방으로 쌓이면서 체중이 늘었던 것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초반부터 늘어났던 확'찐'자 중의 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살찌는 것'에서 자유롭지 않은 세상입니다. 체성분 검사 결과에서 BMI 18.5 이하의 저체중이어도, 혹은 BMI 18.5에서 23 미만의 정상범위에 해당하며 체중과 근육, 지방을 몇 킬로쯤 늘리라고 나오며 체지방률이 높지 않은 사람조차 '체중관리'를 하는 것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출근하여 일을 하다 보면 서랍 속 초콜릿에 손이 가고, 점심 이후에는 믹스커피나 탄산음료가 당기고, 오후에 일을 하다 보면 또 주스나 초콜릿을 먹고, 저녁 식후에도 치킨, 떡볶이 등의 야식이 생각납니다. 특히 요즘에는 온갖 맛있는 음식과 예전에는 줄을 서서 먹어야 했던 맛집의 음식들까지 손가락 몇 번의 움직임으로 문 앞까지 갖다 주니 정해진 식사 이외에도 언제든 고칼로리 혹은 지방으로 저장되기 쉬운 음식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이렇게 자주, 정말로 음식이 필요한 것일까요?


음식에 대한 반응은 입, 위장도 연관되지만 뇌-특히 시상하부-가 주된 중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눈으로 음식을 보거나, 입에 음식이 들어오면 '식사 초기반응' 이 일어나 영양분을 소화, 흡수, 대사를 할 준비를 합니다. 또 위장에 음식이 비었거나 들어올 때 신경과 호르몬들이 뇌에 신호를 전달하여 섭식을 조절합니다. 식욕과 관련되는 여러 가지 호르몬과 펩타이드들이 있는데, 그중 인슐린은 혈중 포도당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펩타이드입니다. 인슐린은 식사 초기반응으로 소량 분비되기 시작하여 영양분의 소화를 준비하고, 식사를 하면 지속적으로 분비되어 식욕을 저하하는 역할을 합니다. 렙틴은 위장과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렐린은 이와 반대로 위장에서 분비되어 식욕을 증가시키는데, 식사 직전에 증가했다가 식후에는 감소하는 양상을 나타냅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끼니'를 정해놓고 식사를 하는 데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끼니로 식사하는 것에 따라 우리 몸은 호르몬 조절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식사는 영양분의 공급뿐만 아니라 경험, 기억, 사회적 관계 등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경험과 기억, 몸의 상태에 따라 반드시 열량이 필요한 것이 아닌 데에도 뇌에 배가 고프다는 신호가 전달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왜 가짜 배고픔을 느끼는 것일까요?


진짜 배고픔은 실제로 음식을 먹은 지 3-4시간 이상 지났거나, 소화가 되어 배고픔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때는 특정 음식이 아니라 무엇이든지 먹기만 하면 허기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가짜 배고픔은 실제 혈당이 떨어진 것도 아니고, 배가 고픈 것도 아니지만 음식이 먹고 싶은 상태입니다. 특정한 음식이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면, 이는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나타나는 가짜 배고픔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경우에 가짜 배고픔을 느낄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많으면 뇌에서는 부신피질 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이 증가하고, 부신의 당질코르티코이드의 분비도 증가하게 됩니다. 코티솔은 렙틴의 분비를 방해해 식욕을 증가시키고, 고지방 혹은 고설탕 음식을 먹으면 쾌락 관련 영역이 자극되어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또 스트레스 상황일 때 단 음식을 먹으면 행복감과 관련되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돕기 때문에 단 음식이 자꾸 당길 수 있습니다.

수면이 부족한 경우에는 인슐린저항성이 증가하고, 렙틴의 농도는 낮아지며, 그렐린 농도가 증가되어 식욕이 증가하기도 합니다. 음주 이후나 수분이 부족한 경우에도 가짜 배고픔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초콜릿을 좋아하는 필자가 주의해야 할 부분! 바로 당분이 많은 음식이나 건강하지 않으면서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자주 먹으면 인슐린의 폭발적인 분비를 일으킨 후에 뒤따라 혈당을 더 떨어뜨려 더욱 피곤하거나 음식이 당기게 만듭니다. 하나 더, 고과당 음식을 섭취했을 때에는 포도당을 섭취했을 때보다 인슐린 반응이 약해 포만감이 덜 느껴져 음식을 더 많이 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식사 때가 아닌데, 배가 고플 시간이 아닌데 배가 고프다면 건강한 식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정해진 식사가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 간식을 먹게 된다면, 우리 몸은 지속적으로 인슐린에 노출됩니다. 고인슐린혈증이 만성화되어 인슐린저항성이 생기는 등 호르몬의 균형이 깨어지면 덜 건강한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되도록 3끼를 규칙적으로 먹고, 수면 4시간 정도 전까지는 식사를 마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혈당을 급격히 오르내리게 하는 음식 (밀가루, 과일 등)으로 식사를 대체하지 않도록 합니다. 식사를 할 때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적절하게 포함하여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때가 아닌데 배가 고프다면 먼저 물을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을 마시고 10~20분 내에 배고픔이 사라진다면 그것은 가짜 배고픔입니다. 그리고 잠깐 몸을 일으켜 산책을 해보고, 다른 일에 집중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만약 그래도 배가 고프다면? 그럴 때는 건강한 식사를 하면 됩니다. 배고픈 것을 너무 참는 것은 폭식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일상에서 가짜 배고픔이 느껴진다면, 우선 멈추어 보세요. 물을 한 잔 먼저 마시고 배고픔이 사라지는지 관찰해보세요.

이렇게까지 하면서 참아야 하냐고요? 건강을 위해 한번 참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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