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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배려라는 이름의 랜덤박스

by 닭발공주




배려라는 단어는 본래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씀.'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가 본인이 마음을 쓴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배려가 되는 것인 줄 아는 사람이 있다.

상대방이 진정으로 원해야 그제야 배려가 성립되는 것이지, 무작정 나 혼자서 마음을 쓴다고 배려가 되는 건 아닌데 말이다.


나를 위해 비밀로 했다는 소리의 내면엔 '네가 비밀을 알게 되면 힘들어하겠지만, 네가 상처받을 걸 알지만, 네게 말해주고 싶고 혼자서만 알고 있기엔 내가 힘들어.'라는 말이,


듣고 기분 나빠하지 말라는 말의 내면엔 '네가 기분 나쁠 걸 알면서도, 네가 알아야 하며 난 이걸 말해야겠어'라는 뜻이 담겨있는 것만 같다.


당신이 나한테 주는 배려라는 선물은 포장지를 모두 까서 열어보기 전까지

그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물 포장지를 또 뜯고 있는 나는 그만큼 당신을 믿고 있었다는 소리겠지.


이번에 받은 배려라는 선물은 당신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다음부터는 당신의 선물을 받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남을 배려한다고 헛된 마음을 쓰기 전에 본인이 먼저 괜찮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이번에 준 배려라는 이름의 선물에 '전혀 고맙지 않고, 오히려 최악이야'라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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