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의 언어 7

다정한 서술자 -올가 토카르추크

by 경미리

"심리학자들은 유익한 독서 활동이야말로 건강한 정신의 특징 중 하나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유익하다는 것은 읽은 내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감정이 동요할 때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책을 읽지 않는다.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이러한 능력을 거의 상실하게 된다. 그러므로 독서는 건강하고 균형 잡힌 정신의 특권이라고 할 수 있다."

다정한 서술자 올가 토카르추크의 글이다.


책이 손에 안 잡히는 때가 있었다.

작가의 말대로 그 당시 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때인 것 같다.

머릿속을 돌아다니는 여러 생각들이 다른 것을 받아들일 공간이 없게 했다.

무기력할 때도 마찬가지로 누워서 TV를 멍하니 볼 수는 있어도 책을 읽는 것은 힘이 들었다.


책을 읽는 것은 나의 상태가 너무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중간지점의 평온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다정한 서술자에서 작가의 글을 접하고 나의 정신건강 상태를 그 시점에 읽은 책으로 판가름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만의 훈장쯤으로 책을 읽은 것을 캘린더에 표시를 해 놓는다.

스스로 만족하기 위한 것이 90% 이상의 의도라면 나머지 10%는 나의 정신상태를 파악하는데 쓰고 싶다.


책을 본격적으로 읽은 지는 10년 정도가 되어간다.

그 첫 시도는 조금은 여유가 있는 부서로 배치가 되면서였다.

역시 물리적인 시간의 여유가 일단 확보가 되어어 한다.


그리고 나이 듦이 또 한몫을 했다.

50이 넘어가면서 그 나이 때에 이루어야 하는 것들에 점점 자유로워졌다.

시간은 한정이 되어 있다는 것을 서서히 느끼는 나이가 되고 +보다 -가 더 많아지는 것이 마음의 욕망을 스스로 조금씩 내여놓게 하는 것 같다.


단지 지금 욕심이 나는 것은 책을 더 많이 읽고 싶다는 것이다.

다른 이를 엿볼 수 있는 간접 경험이고 그렇게 아는 이가 쌓일수록 마음이 넓어짐을 느낀다.

그리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은 마음의 평정을 누리고 있다는 중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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