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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하늘 Mar 21. 2024

책 발간 (버킷 리스트)

그리움을 머무름으로 다독이며..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시골 마을에서 자유롭고 여유로운 삶을 꿈꾸는 것이 현대인의 로망일 것이다. 그런 꿈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한옥이 바로 율시헌이다. 율시헌은 경북 안동시 남후면, 자암산이 뒤를 감싸고 앞으로는 작은 강이 흘러가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기나긴 역사를 자랑하는 안동의 모습과 닮은 율시헌은 1971년에 지어졌다가 몇 년 전 현대식 한옥으로 수리하여 현재 한옥 스테이로 운영되고 있다. 

100년 된 감나무와 밤나무가 넓은 마당을 지키고 있는데, 율시헌(栗柿軒)의 이름은 밤나무 율(栗), 감나무 시(柿), 집 헌(軒)의 글자를 따와 지었다. 감나무와 밤나무는 봄엔 새싹을, 여름엔 녹색 이파리를, 가을엔 감과 밤을, 겨울에는 하늘의 별을 열매로 가득 매달아 낭만 가득하다.

이곳은 낮과 밤, 계절에 따라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낮에는 마당에서 숨바꼭질, 술래잡기하며 시간을 보내고 밤에는 실내 바비큐장에서 육즙을 가득 품은 고기를 먹으며 밤하늘을 수놓은 별을 구경한다. 여름에는 근처 강가에서 수영하거나 물고기를 잡고 겨울에는 두껍게 쌓인 얼음 위에서 빙어낚시와 썰매, 팽이치기를 하며 계절을 난다. 누군가는 할머니 댁에서 느꼈던 따뜻함을 느낄 것이며 다른 이는 가족과 함께 행복한 유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과 현대를 결합하여 미래로


한옥은 전통과 현대의 결합이다. 빠른 서구화로 인해 전통의 의미가 퇴색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과거 없이 현재는 존재할 수 없으며 의미도 없다. 과거 지향이 아닌 전통을 살린 미래 지향이 더 가치가 있다. 과거를 잃어버린 채 사는 것이 아닌, 우리 민족의 전통과 얼이 살아 숨 쉬는 한옥을 현대에 맞게 되살리는 것이 진정한 전통 계승이리라. 한류가 전 세계에 확산하고 있으며,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란 말도 생겼다. 한옥 또한 마찬가지로 한국을 대표하는 집이다. 소품과 기존 집의 자재를 최대한 이용해 작가가 나고 자란 그때의 시간을 재현하여 포근한 시골집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렸다. 그런 한옥을 복원했다는 것에 나름의 자부심을 느낀다.

이 책에는 시골집을 복원하게 된 동기와 집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생긴 힘들었던 경험담, 그리고 현재 활용하고 있는 상황 등을 담았다. 처음에 언급했듯이 도시를 벗어나 시골집을 복원해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한 많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독자가 그런 사람이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을 읽고 시골집을 복원해보겠다는 새로운 꿈을 품게 된다면 큰 보람이겠다.


1장은 

나고 자란 시골집! 흉물스러운 폐가가 되었다.

시골집에서의 성장기와 떠나게 된 이유, 16년 만에 내 품으로 돌아오는 과정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추억을 적었다. 또한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의 하나인 촌집을 스테이로 만든 과정을 그렸다.

 

2장은 

16년간 끊겼던 시간의 켜를 잇기 위해 결심하다.

리모델링을 하기로 결심하고, 각종 정보수집은 물론 전국의 한옥을 비교 분석하여 나만의 스타일로 공사를 했다. 생각보다 심각한 집의 상태와 주변 환경은 나를 힘들게 하였지만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완성했다. 또한 천주교 안동교구장을 역임하셨던 두봉 신부님을 시골집 앞에서 우연히 만나 옛 추억에 젖기도 하고, 율시헌이라는 멋진 집이 다시 태어나게 도와준 박선은 대표의 고마움도 담았다.


3장은 

허물려고 했을 땐 폐가였지만, 품었더니 멋진 집이 되었다.

16년간 강남 갔던 제비가 찾아오지 않다가 집수리를 할 때 다시 돌아오는 모습이 반가웠다. 마당을 100년 이상 지키고 있던 밤나무와 감나무도 새싹을 틔우고 잎이 자라는 모습과 따뜻한 봄바람에 갓난아기 손 같은 잎이 누가 더 색이 짙은지, 서로에게 이야기라도 하듯 마주 보고 흔들리는 모습을 漢詩(한시)로 표현해보기도 했다. 또한 암산유원지(암산 얼음 축제), 굴다리, 측백나무 자생지, 고산서원, 암산 폭포, 무릉유원지 ,백조 공원, 권정생 선생 문학관, 조탑동 5층 석탑, 최치원 문학관, 고운사 등 율시헌 주변의 둘러볼 관광명소를 소개하였다. 


4장은 

그리움을 머무름으로 다독이는 공간이 되었다.

멋지게 만들어줬더니 마치 나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21년 10월 첫 손님이 왔고 그 후 지금까지 약 3,000명이 율시헌을 찾아주었다. 촌집이 전국 방송에 나오면서 주인인 나도 방송 출연하고 출세를 했다. 안동의 핫플(명소)이 되어 옥캉스(한옥+바캉스)를 공유하고 있다. 

‘케렌시아’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스페인어로 ‘투우 경기장에서 소가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르는 장소’라는 뜻이다. 그곳에 소가 있으면 투우사는 공격하지 못한다. 투우장의 소처럼 목숨을 걸고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 무엇 때문에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고 앞만 보고 가는 사람들에게 쉼과 안식을 주는 케렌시아의 공간. ‘율시헌’이 케렌시아의 다른 이름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머무르는 자체가 쉼과 휴식이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5장은 

한옥스테이에서 생긴 일

다양한 직업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와 많은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그중 기억에 남는 손님들과 지인들이 방문했을 때 있었던 스토리를 소개하였다. 또한 잠시 그러다 그치겠지 싶었던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인해 우리 삶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났고 주거와 여행의 개념이 조금씩 변화되었다. 코로나 특수였던 작년과 현재 상황을 비교하기도 하였다. 

책을 쓰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다 보니 결국 책이 완성되어 출판으로 이어졌다. 이것을 통해 성취감과 나에 대해 대견함을 느꼈다. 인생에서의 성공도 이런 노력이 모여서 되는 것이 아닐까? 

도시를 벗어나 시골집을 복원해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되면 좋겠다.


 □ 목차

 

들어가는 말


1장. 나고 자란 시골집! 흉물스러운 폐가가 되었다.

1.버킷리스트와 살아가는 삶

2.1971년 율시헌 옛집이 지어지다

3.옛집에서의 성장기

4.시골집을 떠나다

5.내 품에 들어온 시골집

6.일본 나고야!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서


2장. 16년간 끊겼던 시간의 켜를 잇기 위해 결심하다

1.유튜버, 블로그, 현지 방문

2.강남역 0번 출구

3.시골집의 도면이 생겼다

4.3D 모델링과 반복된 설계 변경

5.‘율시헌’이라는 이름을 짓다

6.옛 물건의 흔적과 집의 상태

7.고기와의 선택과 활용

8.리모델링 기간의 우여곡절

9.두봉 신부님을 만나다 

10.돌담 쌓기, 삽질 생 노동 7일 

11.모루초 디자인 박선은 대표에 대한 고마움


3장. 허물려고 했을 때 폐가였지만, 품었더니 멋진 집이 되었다

1.처마 밑에 제비가 돌아오다

2.안동! 관광거점 도시로 지정되다

3.율시헌 주변의 명소

4.한옥체험업 허가와 사업자 등록


4장. 그리움을 머무름으로 다독이는 공간이 되었다

1.방송 촬영을 하다.

2.드디어 첫 손님이 왔다

3.안동의 핫플이 되어 옥캉스를 공유하다

4.경쟁 업체들의 등장

5.스테이폴리오에 입점하다

6.관리의 중요성과 피드백


5장. 한옥스테이에서 생긴 일

1.수남이 누나와의 인연

2.보일러가 얼어 환불을 해주다

3.율시헌을 찾아온 첫 외국인

4.경찰관들의 갑작스러운 방문

5.혼자 온 아가씨 손님

6.코로나 특수와 현재 상황

7.율시헌 방명록

8.군대 동기 가족들의 방문

9.우리 가족의 율시헌 활용법

10.도유야! 재하야! 누가 가질 거야?

11.한국관광공사 브랜드화 사업에 선정되다

12.도와주신 여러분들

13.시골집 리모델링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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