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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하늘 Jun 11. 2024

삶의 단상-1

조금씩 익어가는 우리

중년이 되어가는 40대 후반의 초등학교 친구들

타향에서 눈치 보며 직장생활을 하는 친구들

자영업과 공무원 그리고 농사지으며

묵묵히 안동을 지키는 친구들

세상살이에 찌든 때를 잠시나마 벗어 던진 모임

딱지치기, 새우깡 하던 추억을 함께했던 우리

아빠가 된 지금의 아빠 미소보다 더 멋진

초등학교 시절 그 순수한 미소를 봐서 좋았다.    

 

거울을 보면 이마의 주름이 보인다.

마음에 들지 않아 미소 지어 보지만,

젊은 날의 탱탱한 얼굴을 찾을 수 없다.

거울 속에는 내 뒤통수가 없다.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다.

철부지 시절, 무성한 여름날,

사랑했던 기억도, 날이 선 기억도,

뒤통수에 그대로 남았다.

죽을 때까지 내 뒤통수를 볼 수 없다.

지나간 것을 다시 만날 수 없는 것처럼.

하지만 친구의 얼굴에서 나를 보았다.

굳이 거울이 필요 없었다.

세월을 받아들이며 조금씩 익어가는 우리

1990년 안동 남후초등학교 졸업앨범 단체사진 (흑백사진)


1990년 안동 남후초등학교 졸업앨범 단체사진 (흑백사진)


2024년 6월8일  청송주왕산 동창회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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