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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산불의 불길한 징조: 역사는 반복되는가?

인간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하기 전 지금처럼 우림지역이 아니라 사바나였을지 모른다. 땅늘보(Ground sloth)는 1만4000년에서 1만 년 전경 멸종한 현존하는 나무늘보의 친척뻘인 동물로 나무늘보와는 달리 주로 땅에서 살았고 무게가 4~5t으로 코끼리와 비슷한 크기였다. 고대에 멸종한 거대생물 땅늘보의 치아를 분석한 결과 약 2만7000년 전 중앙아메리카가 정글이 아닌 사바나였음을 확인되었다. 인간이 아메리카로 이주하기 전에 땅늘보가 번성한 것은 먹이가 다양하였고 적응력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어서 기원전 약 2만 년경은 마지막 빙하기의 가장 추운시기였다. 기원전 1만6천 년경부터는 점차 따뜻해지고 습도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원전 약 1만3천 년경부터 기원전 약 8천 년경에는 온도차가 섭씨 5도 정도가 나는 온난기후와 한랭기후가 약 2년간 나타나고 사라지는 반복현상의 증거가 발견되었다. 5도의 차이는 사실 생명체에게는 엄청난 변화였을 것이다.


마지막 빙하기가 끝날 무렵인 기원전 1만1000년경까지도 북미 대륙에는 검치호, 다이어늑대 등 대형 포유류가 살고 있었다. 아메리카 대륙의 대형 포유류는 기원전 1만~1만1000년 전경 인간이 이주하여 사냥하면서 빠르게 자취를 감춘 것으로 추정된다. 인간의 사냥으로 인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또한 기후가 급변하던 당시 북미대륙에서는 인간이 초래한 산불로 대형 포유류들이 멸종으로 내몰렸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당시 기온이 5~6도나 올라갔고 인간이 많아지면서 전례 없는 산불이 발생했고 결국 일부 대형 포유류가 멸종했다.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bo3594


이후 지구기온은 따뜻하고 평온해졌다. 간빙기(Interglacial)는 빙하기에 빙기와 구분하는 전반적인 따뜻한 평균 기온을 보이는 시기이다. 우리 인간이 살고 있는 시기는 홀로세 간빙기로 기원전 약 9천5백 년경부터 지속되고 있다. 간빙기 동안 툰드라 지대는 극지방으로 후퇴했고 툰드라 지역은 숲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인간은 최근 몇 백 년 동안 지구기온을 혼란에 빠뜨렸다. 지구온난화와 그로 인한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미국 하와이 주, 캐나다,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호주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2019년에는 호주 산불이 몇 달째 이어지면서 캥거루와 코알라 등 야생동물 5억 마리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하여 코끼리와 코뿔소, 호랑이 같은 대형 포유류들이 멸종 위기에 몰리고 있다. 점점 극심해지는 산불로 생태계 전체가 일시에 멸종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물 대부분은 마지막 빙하기 말에 멸종되지 않은 대형 포유류들이다. 냉혹한 추위를 견디고 살아남은 포유류가 반대로 뜨거운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또 다시 멸종할 위기로 치달리고 있다. 그 멸종 종에 인간이 포함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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