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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만 년 전 형성된 히말라야산맥과 ‘나’의 인연


판구조론에 의하면 지구는 대륙판이 약 2억5천만~3억년 주기로 나누어졌다가 모이기를 반복하였다. 약 1억 5천만 년 전 경에 판게아 대륙은 두 개의 대륙으로 분리되기 시작했다. 하나는 북쪽의 로라시아(Laurasia)대륙으로 아시아, 유럽 및 북아메리카의 대부분을 포함한다. 하나는 남쪽의 곤드와나(Gondwanaland)대륙으로 남아메리카, 남극, 아프리카, 호주와 인도의 대부분을 포함한다. 곤드와나 초 대륙은 그 뒤 분리되어 현재의 중남부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남극대륙, 마다가스카르(아프리카 남동쪽 섬) 및 인도 등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약 7500만 년 전에는 초 대륙이 완전히 분열되었다. 


신생대(6600만 년 전~) 초기에는 테티스 해가 유라시아와 인도 사이에 있었다. 인도 아대륙은 5500만~4500만 년 전에 아시아 대륙과 충돌했는데 인도 아대륙이 북상한 거리는 6000km가 넘는다. 충돌 후 계속 북상하여 해저가 융기해 히말라야 산맥이 생성되었고, 인도가 형성되었다. 이 충돌로 북쪽으로 히말라야 산맥이 만들어졌고 히말라야는 북서부 쪽이 아니면 통과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였고 인도는 고립되어 독자적인 문명이 형성되었다. 히말라야 산맥은 1400만~1000만 년 전에 높이가 8000m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 판은 계속 이동하여 히말라야 산맥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5000만 년 전 전후에 아프리카 대륙이 유럽에 충돌하기 시작했고 알프스 산맥을 만들었다. 알프스산맥은 유럽 판과 아프리카 판이 접해있다. 히말라야 규모의 지형이 만들어지려면 대륙 대 대륙 규모의 지각 충돌이 필요하다. 히말라야 지형은 5천만 년 전 대륙 지각판인 인도판과 유라시아 판의 충돌로 솟아오르며 형성됐다는 것이 기존 이론이다.


그러나 히말라야산맥이 대륙판 충돌로 ‘0’에서 8천 미터로 솟아오른 것은 아니다. 6천여 년 전에 이미 해발 3천500m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2023년에 나왔다. 히말라야 지역이 5천만 년 전 인도판과 유라시아 판 충돌로 솟아오르기 훨씬 전인 6천여 년 전 발생한 대규모 융기로 현재 높이의 60% 이상인 해발 3천500m 고지대를 형성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히말라야산맥이 6천여 년 전의 대규모 융기와 5천만 년 전의 지각 판 충돌 등 최소 2차례의 대형 지각활동에 의해 만들어졌음을 시사한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1-023-01243-x


해양판과 대륙판의 충돌은 산맥을 만들어낸다. 해양판과 대륙판이 충돌할 때 생기는 단층대를 ‘봉합’(suture)이라고 한다. 히말라야산맥은 ‘봉합’을 포함하고 있다. 히말라야산맥을 만든 두 봉합이 같은 지질구조적인 이동에서 생겨났다. 8천만 년 전 곤드와나 대륙이 북쪽으로 움직일 때 대륙의 일부가 유라시아와 충돌했다. 이로 인해 긴 해양암석 경계선이 노출돼 첫 번째 봉합이 생성됐다. 5천만 년 전에 초 대륙 간의 또 다른 충돌로 두 번째 봉합이 생겨났다. 히말라야산맥 중간부터 정상까지 고생대의 삼엽충 화석부터 암모나이트 화석이 발굴되는데, 이는 인도 판 북상 이전에는 얕은 바다였음을 증명한다.


6~7천만 년 전 공룡이 멸종한 이후 1천만년 간 바다의 용존 산소량이 낮았지만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던 5천500만 년 전 무렵에 용존 산소량이 급증했다. 이러한 산소량 급증의 주요 원인이 인도판과 유라시아대륙의 충돌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 충돌로 지중해에서 히말라야를 거쳐 한반도까지 연결된 얕은 고대의 바다였던 테티스해(Tethys Sea)는 사라지고 지중해만 남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하여 바다에서도 바닷물에 녹아있는 산소량이 늘어나는 변화가 있었다는 추정이다. 이 시기에 많은 호박 화석이 만들어졌다. 호박(琥珀, Amber)은 나뭇진의 화석으로 보통 3000만~9000만여 년 전의 것이다. 호박 안에서 곤충이나 작은 포유류가 발견되기도 한다.


5천만 년 전부터 시작된 인도판과 유라시아 판의 충돌은 히말라야산맥을 형성했고, 히말라야산맥은 동남아시아의 고유한 몬순 기후를 만들었다. 몬순 기후는 이 지역에 정착한 인류의 벼농사 문화로 연결된다. 우리의 조상이 농사를 지으면서 이룬 역사는 수천만 년 히말라야산맥의 형성과도 연결된다. 우리가 존재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거대한 자연의 역사를 이해하지 않는 역사이해가 얼마나 지엽적인지 말해준다. 히말라야산맥이 형성되지 않았다면 한반도도 한국인도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이글을 쓰고 있는 그리고 히말라야 산을 트레킹 했던 필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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