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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류에 휘말리며 표류하는 인간의 기원

2023년 지금까지 발견된 어떤 ‘원시’ 호모 속과도 형태가 같지 않은 30만 년 된 두개골 화석이 중국에서 발견됐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이것은 호모 사피엔스, 데니소바인과 호모 에렉투스로부터 진화한 종의 특징도 갖고 있다. 이들은 동아시아에 현생인류가 출현하기도 전인 30만 년 전 이미 존재했는지도 모른다. 이들이 누구인지를 알아내려면 더 많은 화석과 연구가 필요하다. 

https://doi.org/10.1016/j.jhevol.2023.103411


이 연구결과를 읽으면 빌 브라이슨이 『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서 쓴 글이 떠오른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 인간이 그렇게도 인류의 기원을 찾아내려고 노력했지만 최초의 현대 인류에 대해서는 놀라운 정도로 알려진 것이 적다는 점이다. 더욱 재미없는 것은 사실 대부분의 것들에 대하여 우리 인간이 아는 것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인간은 이상하게도 사람 속에 속하는 다른 종들의 혈통보다 우리 자신의 혈통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더 적다. 화석기록으로는 최초의 현대인류가 출현한 곳이 어디인가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알 수가 없다. 많은 책이 남아프리카의 클라지스 강 하구에서 발굴된 유골을 근거로 약 12만 년 전에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모두가 그것이 완벽한 현대인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호모 사피엔스가 처음으로 출현했다고 모두가 동의하는 곳은 지중해 동쪽의 현재 이스라엘 부근이다. 그러나 대략 10만 년 전에 처음 등장했던 그들조차도 이상하고 분류하기 어려우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이건 당연한 귀결이다. 그 당시로 시간여행을 갈 수도 없고, 남겨진 유골도 거의 미미하고, 그 유골만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인간이 최근 백 년 사이에 엄청나게 많은 것을 알게 된 것은 사실이다.


인간의 과거는 아직도 명확하지는 않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뿌리는 복잡하게 얽혀있으며 수많은 종들의 유전자가 복잡하게 얽혀 내려왔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복잡한 유전자가 다양하게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인간은 하나의 종이지만 다양성도 매우 크다. 범죄자형에서부터 현자까지, 문학적인 사람부터 수리과학적인 사람까지, 유전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부터 철인적인 체력을 가진 사람까지, 무신론자에서 근본주의 신앙인까지, 진실한 사람부터 철저하게 배신하는 사람까지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인간들이 살고 있다.


우리 인간은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종이다. 어떻게 그런 일에 성공을 했는가는 언제나 논란 거리였다. 그때를 목격한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대량학살의 흔적은 발견된 적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새로운 인류가 그 전의 인류를 경쟁에서 이겼을 것이라고 믿지만, 다른 요인들도 작용했을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제한은 곧 지식과 앎의 제약조건이다. 우주의 탄생으로부터 지금까지의 여행은 그래도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그걸 찾아내는 학자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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