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2022년 출간한 [미래형 인재 자녀교육]을 업데이트 한 글입니다.
운동과 야외 활동이 인간에게 왜 필요하게 되었는지는 당연히 진화의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수백만 년 전부터 인간의 조상은 두 발로 걷고 뛰기 시작했다. 약 1만 년 전에 농업과 목축이 시작되기 전까지 인간은 사냥과 채집으로 먹고 살았다. 사냥과 채집을 하려면 공간 감각이 필요했는데, 이는 뇌의 해마와 전두엽 피질에서 담당한다. 먹을 것을 찾아내고, 사냥터와 채집할 장소도 기억해야 했다. 수렵과 채집은 혼자하기보다는 공동으로 하여야 하므로 의사소통도 필요했다. 이러한 기능은 주로 뇌의 전전두엽 피질(Prefrontal Cortex)에서 담당한다. 이러한 활동 즉 운동은 지능과 ‘함께’ ‘공진화’했을 것이다. 따라서 운동과 뇌의 기능은 서로 상관관계가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운동이 뇌의 기능과 특히 장기기억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2023년에 명확하게 밝혀졌다. 모세혈관을 감싸고 있는 혈관주위세포가 뉴런과 협력하여 장기 기억이 형성되도록 돕는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혈관주위세포는 모세혈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주어, 뇌에 흐르는 혈액의 양을 조절한다. 장기 기억이 형성되도록 하려면 뉴런과 혈관 주위세포 사이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쉽게 말해 앉아서 공부만 한다고 잘 기억되고 특히 장기기억이 형성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운동을 하여야 모세혈관이 활성화되고 장기기억이 잘 된다는 간접적인 증거이다. 운동을 하면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근육의 더 많은 모세혈관을 성장시켜 산소를 풍부하게 한다.
https://doi.org/10.1016/j.neuron.2023.08.030
운동은 우선 아이들의 건강에 중요하다. 건강해야 뭐든 할 수 있다. 청소년기에 운동하면 유전자에도 영향을 준다. 일란성 쌍둥이도 나이가 들면서 건강에 차이가 발생한다. 이들은 유전자의 염기서열은 그대로이지만 분자적 차원에서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후생유전학적 차이가 건강상태를 결정한다. 1주일에 두 시간 반 이상 운동을 하는 사람은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가 감소했고 그러한 수치 감소와 상관관계가 있는 후성유전적 지표도 차이가 났다. 쌍둥이의 질병도 환경적 영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 준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약 20%가 비만이고 15%가 고혈압이다. 비만한 청소년은 20~30대에 고혈압과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크고 나이가 들수록 높아져서 30배까지 늘어난다. 또한 청소년기에 비만이면 학교 성적도 평균적으로 좋지 않다. 특히 아이가 비만인 기간이 길수록 성적에 나쁜 영향을 준다. 비만으로 뇌의 발달이 늦을 수도 있고, 따돌림이나 차별을 당해서 그럴 수 있다. 사실 청소년 비만은 성적 저하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의 결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청소년은 운동 부족,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과식과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중심의 식사로 비만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다. 운동과 야외활동이 건강과 체중조절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학업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입증되었지만 이를 청소년 교육에 실천하는 사례는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