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최초의 문명에 대한 논란과 팩트 체크


시리아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빨리 도시 문명이 존재했음을 시사 하는 기원전 4천년경의 도시 유적이 발견됐다. `텔 하무카르'라 불리는 시리아 북동부의 거대한 흙무덤 밑에서 시가지 방호벽을 발견했으며 일부 유적들에서 적어도 6천 년 전에 복합적인 형태의 정부가 존재했다고 추정된다. 이에 관해서는 아직도 연구가 진행되며 많은 논쟁이 있다.


보스니아 지역에서 발견된 피라미드와 조각상들은 탄소연대 측정 결과 기원전 6500~기원전 3500년에 만들어졌다. 이 조각상들은 수메르 우바이드시대의 조각상들과 흡사해 고대 유럽 문명이 고대 수메르 문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정까지 제기된다. 이런 도구와 유물과 전설 등은 많이 존재한다.


1994년 발굴된 터키 괴베클리 테페 지역에 있는 한 사원은 기원전 9500년경에 지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고도 1천 미터의 아나톨리아 고원에 자리 잡은 차탈회이위크는 가장 오래된(기원전 7500~5700년경) 신석기 계획도시 유적으로 약 1만 가구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201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들의 집은 일상생활과 종교제의가 함께 이루어져 방 안에 무덤이 있다. 공공건물이 발견되지 않아 공동 운영된 것으로 보이고, 남녀차별 없이 공동육아를 한 것으로 보이며 폭력의 흔적도 없고, 방마다 구조·규모가 거의 같아 매우 평등한 사회였던 것으로 보인다. 마르크스 이론에 따르면 종교는 사회의 계급적 모순을 은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지만 지극히 평등사회였던 이곳에서 종교의 맹아(萌芽)를 찾을 수 있을 수 있어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서 자바의 파당 산(Gunung Padang)에서 발견된 거석문화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피라미드라는 주장이 있다. 2018년 인도네시아 발굴 팀뿐만 아니라 미국지구물리학회(AGU American Geophysical Union) 연례회의에서도 2만년도 넘은 피라미드로 세계 최고의 것이라고 발표했다. 발굴 팀의 주장에 의하면 이곳은 선사시대의 여러 기간에 걸쳐서 건설된 몇 개의 층으로 이뤄졌고 방사선 탄소 연대 측정법에 의하면 첫 번째 층은 기원전 1,500년경, 두 번째 층은 기원전 6,000년경 세 번째 층은 기원전 7,500년에서 26,000년 사이의 유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 발표내용이 피어리뷰(peer review)를 거치지도 않았고, 탄소 연대 측정법은 불확실성이 많아 보완 증거가 없으면 전문가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2023년 구눙 파당(Gunung Padang) 유적지가 2만7000~1만6000년 전의 것이라는 주장이 학술저널(Archeological Prospection)에 실렸다. 세계 최초의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문명보다 최대 2만 년 이상 앞선 것이다. 유적지는 인도네시아 사화산 꼭대기 해발 885m에 위치한다. 지금은 퇴색되었지만 과거 91m 길이로 올라가는 5개의 계단식 석조 테라스로 구성돼 있었다고 본다. 이집트 고대 피라미드와 유사한 형태로 돌조각만 대략 5만개로 추정한다. 동남아시아에는 기원전 약 2000년까지 대형 건축물이 없어 건설시기에 대해 논란이 이어진다. 논문 저자도 인도네시아 국립단체의 지질학자인 점이라는 사실도 신빙성에 의문이 나오기도 한다. 구눙 파당이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주장도 나있다. 하지만 이 연구저자는 그럴 가능성은 적다고 반박한다. 해당 논문은 저널 내부적으로 적합성이 재검토되고 있다.

https://doi.org/10.1002/arp.1912


2016년 호주 그리피스대학 연구진은 호주 원주민 83개 그룹과 파푸아뉴기니 하일랜드 지방의 원주민 25개 그룹의 게놈(유전체) 자료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이 사용했던 천 조각들을 분석한 결과 그 연대가 7~8만 년 전으로 추정되는 등 인류최초의 문명이 호주대륙에서 시작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역사학계와 과학계는 이런 증거들을 외면한다. 대부분의 고고학자와 역사학자들은 ‘접근 금지’ 딱지를 붙이고 부정한다. 소수의 고고학 간행물들이 간간히 언급할 뿐이다. “과학계는 현재 이미 알고 있는 현상을 유지하는 데 관심이 많을 뿐, 지식의 경계와 범위를 넓히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실제로 학문의 전당들이 새로운 종교재판소가 됐고 그 증거는 많다. 그들은 반대파를 화형대 위에서 불태워 죽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과학적 정설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감옥에 집어넣고 경력을 파괴해 버린다. 잃어버린 문명이 존재했다고 주장하거나 기존의 과학적 패러다임을 뒤집는 증거를 발견한 사람은 무조건 ‘이단’으로 매도된다.” 필립 코펜스의『사라진 고대문명의 수수께끼』(2014년 번역출간)에 나오는 주장이다.


보스니아 피라미드는 기원전 65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보스니아 피라미드를 둘러싼 논쟁은 격렬하다. 기원전 6천년쯤 사람들이 이렇게 대규모 구조물을 건설할 토목능력을 갖추었느냐는 질문과 직결된다. 2004~2014년 10년 동안 피라미드가 이집트와 중앙아메리카에만 있다는 기존 패러다임은 바뀌고 있다. 하지만 멕시코 촐룰라 피라미드, 페루 카랄 피라미드 단지는 언론의 주목을 못 받거나 폄하 당했다. 학문의 전당들이 새로운 종교재판소가 되었다. 잃어버린 문명이 존재했다고 주장하거나 기존의 과학적 패러다임을 뒤집는 증거를 우연히 발견한 사람들은 무조건 이단으로 매도한다.


지나친 주장이긴 하다. 결국은 학술적으로 인정되는 증거와 논문으로 최종 판단하여야 한다. 기다려 볼 일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보기만 해도 섬뜩한 박쥐의 놀라운 12시간 생식방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