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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찌는 체질. 자신의 의지로 살빼기


현대인들 중 많은 사람이 비만으로 고생한다. 배고파도 참아야 하고, 힘들어도 운동을 하여야 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운동도 안하고 잘 먹어도 삐쩍 말랐다. 이런 사람들에게 비만한 사람이 안쓰럽다. 과체중과 비만인 사람의 다이어트는 대부분 실패한다. 요요현상으로 살이 점점 더 찌기도 한다. 제아무리 의지를 가지고 시도해도 쉽지 않다. 따라서 체중조절이나 과체중을 해소시키는 방법은 인간의 의지라는 ‘인문학적인’ 시도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인간은 분명 생명체이며 오랜 진화의 역사를 가진 생명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물학적인 배경을 잘 알아야 한다.


우선 비만과 관련된 유전자나 뇌의 작용을 일부 정리해본다. 비만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를 찾기 위해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를 거듭했고, 수많은 논문들이 발표되었다. 


대표적인 비만관련 유전자는 16번 염색체에 위치한 유전자(Fat mass and obesity-associated protein, FTO)이다. 이 유전자(Fat Mass and Obesity-associated Protein)은 전 세계 인구 중 절반이 가지고 있다. 이 유전자는 비만확률을 25% 높인다. 이 유전자에 변이가 있으면 비만이 될 확률이 30% 더 높고 심혈관 질환과 뇌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도 2배 가까이 증가한다. 이 유전자는 지방을 저장하는 유전자이다. 과거 배고픔을 늘 겪었던 인류를 살아남게 했던 유전자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과거 생존을 위해서는 음식을 지방으로 저장하는 능력이 이 유전자로 남은 것이다. 하지만 식량이 풍부해지고 교통까지 발달하면서 예전보다 더 먹고 덜 움직이게 되자 이 유전자는 비만 유전자로 전락했다. 유전자도 시대를 잘 타고나야 한다. 다행이도 이 유전자에 변이가 있어도 잘 관리하는 사람은 변이가 없지만 관리 못하는 그룹보다 오히려 더 날씬한 체형을 유지한다. 그러나 잘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겪어본 사람만 안다. 이 밖에도 식탐을 계속 불러일으키는 유전자(MC4R),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보상 작용으로 계속 먹게 만드는 유전자(BDNF),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유전자(렙틴), 밤늦게까지 안 자게 하면서 음식을 먹게 만드는 유전자(Clock) 등이 있다. 이들은 뇌하수체의 시상하부에 식욕이라는 신호 전달 체계를 지나치게 자극해 불필요한 음식을 더 먹게 만드는 유전자들이다. 식탐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사람의 다이어트는 실패로 끝난다. 다이어트보다는 식탐을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하거나 열량은 낮지만 포만감을 불러일으키는 음식으로 식탐을 달래는 것이 필요하다.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쉽게 느끼게 하는 유전자(BDNF)에 변이가 있는 경우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먹는 것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소아 비만의 주범이기도 하다. 이 경우 굶게 해서 더 우울해지는 것보다는 근본 원인인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치료하고 관리하며, 가능한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식욕까지 떨어뜨리는 세로토닌 계통의 약물이나 영양제가 도움이 될 것이다. 


뇌에는 식욕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뇌에서 배고픔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특정한 수용 체(Melanocortin Receptor 4. MC 4 수용 체)이다. 수용 체는 호르몬이나 항원 같은 것과 반응하는 물질이다. 식욕을 조절하는 기능에 유전적 결함이 생긴 사람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항상 배가 고프다. 이 수용 체는 시상하부의 특정 신경세포(cluster of neurons) 안에 있다. 평소에 활성 상태에 있는 이 수용 체는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내보낸다. 평상시에는 포만감을 느끼는 것이 몸의 기본 상태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수용 체의 활성이 떨어지면 시상하부의 신경세포가 ‘공복’ 호르몬을 분비하고, 이 수용체도 활성이 떨어지면 배가 고픔을 느낀다. 밥을 먹으면 ‘포만’ 호르몬으로 수용 체가 활성화되어 포만감을 느끼는 기본 상태로 복귀한다. 그러나 이 수용 체의 활성화를 막는 단 하나의 돌연변이가 생기면 늘 공복감을 느끼게 된다. 칼슘은 음식 섭취 후 뇌가 포만감을 느끼게 돕는다.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early/2021/04/14/science.abf7958.abstract



여기까지 내용을 정리하여 과체중을 조절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나온다. 열량이 낮은 음식을 위주로 식사를 하고 스트레스와 우울증 예방을 위하여 운동을 하고 명상이나 평화로운 시간을 갖는 것이다. 여기서 운동은 체중을 조절하는 효과가 없음은 나중에 설명할 것이다. 운동은 스트레스와 우울증 해소에 효과가 있어 체중조절에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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