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메라(chimera)는 사자의 머리에 염소의 몸, 뱀의 꼬리를 한 그리스 신화 속 동물로 생명과학에서는 한 동물에서 다른 동물의 세포가 같이 자라는 것을 일컫는다. 키메라 실험은 동물 배아에 인간 세포를 주입하는 실험이다. 1970년대에 설치류에 처음 시도되었다. 이후 양이나 돼지 배아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때마다 윤리 논란을 촉발했다. 인간과 동물의 경계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이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윤리 논란을 우려해 연구를 금지했었다. 하지만, 2016년 장기 이식을 위한 인간 돼지 키메라 연구에 정부 지원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사람 줄기세포를 다른 동물의 수정란에 주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2017년에는 사람 줄기세포가 들어간 돼지 수정란이 암컷 자궁에 착상되어 인체의 근육과 여러 장기 세포의 초기 형태로 자라게 하는데 처음 성공했다. 돼지의 몸에서 사람 장기를 키워 환자에게 이식하는 일도 가능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돼지는 장기의 형태나 크기가 사람과 비슷하다. 면역거부반응 없는 환자 맞춤형 장기 이식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번 실험에서 돼지 태아의 뇌에서는 사람 세포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람 뇌를 가진 돼지가 될 가능성까지는 아니라는 얘기다.
2021년에는 인간의 줄기세포를 영장류인 원숭이 배아에 주입해 혼합 배아(chimera)를 만들어 20일 동안 성장시켰다. 배아는 20일째에 폐기됐지만, 인간과 비인간의 키메라가 성공적으로 개발돼 인간의 장기 공급원이 되는 것은 시간상의 문제일 뿐이다. 이번 실험은 인간과 비인간 키메라의 판도라 상자를 연 것이다.
사실 인간으로의 진화과정은 변이와 자연선택에 의한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아종 등과의 교류도 있었을 것이 종간에 혼합도 흔했을 것이다. 이미 네안데르탈인 등의 고인류의 유전자가 인간 안에 있다는 것은 확인되었다. 유전자 혼합은 과거에도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인간은 처음부터 인간은 아니었다. 그리고 인간이 지금과 같은 종이어야 한다는 윤리규정도 없다. 또한 그럴 수도 없다. 심지어는 현생인류는 멸종하고 새로운 종이 지구를 지배할 가능성도 크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 유전 키메라가 왜 윤리적이지 않은 지 그 근거는 사실 모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