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과학뉴스

서평『시간의 기원』: 호킹 무경계가설도 폐기



스티븐 호킹은 『시간의 역사』에서 무경계가설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쉽게 말해 우주는 유한하지만 끝은 없다는 것이다. 무경계 가설로 무로부터 우주가 창조된 과정을 설명하려고 했다.


1981년 10월, 바티칸에서 개최된 교황청 과학 학술회의에서 호킹은 “우주에는 경계가 없으며, 명확한 창조의 순간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여 청중석에 앉아있던 사제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시간의 역사』에서 호킹은 이렇게 썼다. “우주는 완전한 자급자족 시스템이어서, 외부의 어떤 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우주는 생성되거나 파괴되지 않으며, 항상 그 자리에 존재한다.…이런 곳에 창조주가 설 자리가 어디 있겠는가?”


스티븐 호킹의 무경계 가설은 우주가 인플레이션에서 시작되었음을 암시한다. 하지만 무경계 가설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우주는 자체중력으로 다시 수축되어 빅 크런치로 끝났어야 한다. 즉 현재의 우주와 모순되는 가설이다. 대부분의 물리학자가 무경계 가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이러한 약점 때문이었다.


스티븐 호킹은 결국 “인과율에 기초하여 무경계 가설을 밀어붙인 것은 내 인생의 최대 실수였다.”고 고백했다. 아인슈타인과 스티븐 호킹은 자신들이 개발한 이론 때문에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1917년에 아인슈타인은 정적인 우주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자신이 개발한 일반상대성 이론의 인정한 의미를 놓쳤고, 스티븐 호킹은 인과율에 집착한 나머지 자신이 개발한 무경계 가설의 잠재력을 파악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과 달리 스티븐 호킹은 스스로 인정했다. 몸은 움직이지 못했지만 ‘정신’은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몸만 숭배하고 정신은 유폐된 인간에 경고장을 남겼다.

시간의기원.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서평『시간의 기원』: 호킹, 인간중심주의 다시 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