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말 홍콩 여배우 오천어가 억만장자 3세 시백웅과 결혼을 발표했다. 오천어는 2015년 ‘내 사랑 왕가흔’으로 캘리포니아 독립영화제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시백웅의 할아버지는 정치인이자 홍콩 기업가이다. 인간사회의 ‘대표적인’ 결혼풍경이다.
남자는 오래 세월 자신의 아이를 낳아줄 최상의 여성을 찾도록 진화해왔다. 여자의 아름다움은 아이를 잘 낳을 수 있다는 건강의 신호이며 남자의 ‘사랑’ 본능을 자극한다고 한다. 반면 여자는 배우자를 외모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외모보다는 인격과 부양 능력에 관심을 가진다. 물론 이것은 ‘평균적인’ 설명으로 예외는 많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 여자는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남자의 외모보다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을 기준으로 삼는다. 왜냐하면 예나 지금이나 사회적 지위는 많은 자녀를 낳아 잘 양육하고 결혼시키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1939년과 1956년, 1967년, 1980년대 등 시대별로 이뤄진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여성들은 배우자를 택할 때 경제력을 우선시했다. 시대를 막론하고 바뀌지 않고 같았다. 남성이 원하는 배우자 조건과 비교했을 때 여성이 경제조건에 주는 점수는 2배 이상 높았다.
반면 남성은 여성의 외모와 나이를 많이 보았다. 미국에서 1939년부터 1996년까지 57년에 걸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은 미모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미국과 유럽, 호주,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줄루족 등 6개 대륙 5개 섬의 37개 문화를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연구결과도 비슷하다. 1만여 명이 참가한 이 실험에서 여성은 남성과 비교했을 때 경제적 입지를 배우자 선택에서 가장 중요시하였다. 반면에 남성은 여성의 육체적인 미와 매력, 나이를 훨씬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 논문은 사람의 배우자 선택의 심리가 진화에 기반을 두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최초의 광범위한 비교 문화적 증거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모든 문화에서 사랑을 중요시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배우자로 선택 가능한 조건 18가지 중 여성은 3점 만점에 사랑에 2.87점을, 남성은 2.81점을 매겨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애정으로 연결된 관계는 삶에 행복을 가져다주며 이것 없는 결혼은 ‘공허’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남자가 여자에게 끌리는 데에는 눈 깜박할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남자는 멋진 여성의 사진을 보자마자 뇌에 커다란 반응이 일어난다. 반면에 여성은 매력적인 남성 사진을 본 후에도 별 동요 없다. 심지어 남자는 매력적인 여자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기억력이 좋아진다. 반면 여자들은 그렇지 않다.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는 말이 있듯이, 진화생물학적 배경이 인간성을 결정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