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부모 캥거루족 자녀

2022년 출간한 책 [미래형 인재 자녀교육]을 업데이트 하는 글입니다.



2015년에 아시아계 미국인 가정을 다룬 시트콤(‘Fresh Off the Boat’)이 방영됐다. 이 시트콤에서 ‘타이거 맘’을 전형적인 아시아 엄마로 묘사했다. 호랑이처럼 엄격하게 자녀를 교육시킨다는 의미로 예일대학교 에이미 추아(Amy Chua) 교수가 처음 쓴 말이다.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는 전통적인 중국 교육방식을 의미하며 한국과 일본에서도 통용된다. 또 다른 교육방식인 헬리콥터 양육은 사사건건 자녀의 일에 참견하고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헬리콥터 부모’는 헬리콥터처럼 자녀 주위를 돌며 간섭하는 부모를 칭하는 말이다. 헬리콥터 부모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한 것은 하임 기너트(Haim G. Ginott)의 1969년 저서『Between Parent and Child』에서이다. 특별히 완벽주의자가 헬리콥터 양육으로 과잉육아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완벽주의 성향은 자녀에게도 높은 기준을 요구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헬리콥터 양육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 헬리콥터 부모는 자녀의 삶을 방해하는 길거리 눈을 치우는 제설기에 비유해 제설기 부모 혹은 불도저 부모로도 불린다. 불도저 부모는 2019년 부정입학스캔들을 보도한 「뉴욕타임스」기사를 통해 널리 퍼졌다.


과잉육아는 의도한 목표를 이룰 수도 있지만, 자녀를 지나치게 의존적으로 만들거나 자녀의 정신적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헬리콥터 양육이 불안과 우울증과 상관관계가 있다. 자녀들은 부모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스트레스를 겪으며 강박증 및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자녀가 목표를 쉽게 달성할 수 있게 도와줘서 자기 조절능력, 자립심과 자존능력을 떨어뜨린다. 게다가 그것은 한 세대가 아니고 여러 세대에 걸쳐 나쁜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어미가 양육하는 곤충은 홀로 자라는 경우보다 해로운 돌연변이가 더 빨리 늘어난다. ‘헬리콥터’ 어미의 과잉 양육으로 유전자가 약화된다. 물론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이다. 게다가 부모들은 아이를 위한다고 하는 일이지만, 결국 아이도 부모도 망가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과잉보호를 하는 부모 역시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삶 상당 부분을 희생하면서 양육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청년들이 현실에 안주해 기상을 잃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것은 유학생의 수에 확연하게 드러난다. 1860년 96명의 일본 젊은이가 유학을 갔다. 이후 수많은 젊은이들이 선진국에 유학을 하고 돌아와 일본을 부국강병의 길로 이끌었다. 그러나 2008년 해외유학생은 6만6833명이지만 같은 시기 한국의 해외유학생은 21만6867명이다. 2010년도 하버드 대학 학부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 666명 중 일본인은 5명에 불과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대학생의 수강신청까지 제 손으로 해야 안심할 정도로 아이를 과보호하는 ‘헬리콥터 부모’ 탓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젊은이들이 도전과 모험, 개척 정신을 잃고 더 넓은 세상을 꿈꾸지 않으면 그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의 미래도 걱정된다. 과보호와 입시 스트레스로 고통 받았던 젊은이들은 안정적이고 편하고 쉽게 살 수 있는 직업을 찾아다닌다. 그러나 아무런 장애도 없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은 아무 데로도 뚫리지 않은 길이다. 세상에 쉽게 마법의 주문 같은 것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역경을 피하려하지만 역설이게도 오히려 그것이 더 큰 역경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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