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나 가스기업 시가총액의 70~80%는 그 기업이 보유한 자원에 의해 결정된다. 기업의 가치를 보유자원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그래서 에너지 산업에는 이런 말이 있다. “원유생산은 유전보다 월스트리트에서 하는 것이 쉽다(It’s a lot easier to drill for oil on Wall Street than in the ground.).” 자원개발에 실패하는 것보다 자원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M&A가 그 기업이 보유한 특별한 ‘자원’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있다.
새로운 기술이나 새로운 공정을 인수하기 위한 M&A도 있다. 또는 마케팅은 강하나 기술력이 약한 기업이 기술력은 강하나 마케팅이 약한 기업을 인수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하이테크 산업(high tech)에서 널리 이루어지는데 기술인수(tech or talent deal)라고 불린다. 특히 벤처사업의 경우 모든 기술을 자체 개발하기보다는 검증된 벤처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기술 확보 방법이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의 사진 공유 기능을 자신의 11억 가입자에게 제공함으로써 큰 매출 신장을 달성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한 기술과 자본이 결합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2024년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주식교환으로 통합계약을 체결한 것이 그 사례이다. 오리온은 연구개발 역량이 있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를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레코켐바이오는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최대 8조7000억 원의 기술 이전료를 받는 계약을 체결한 연구개발 기업이다. 대기업의 자금력과 연구개발능력이 있는 기업이 시너지를 구축하면서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사례이다. 이러한 ‘이종’ 결합의 대표 사례로 1987년 패션회사 루이뷔통 패션하우스와 주류회사 모엣헤네시가 합병해서 만들어진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대표사례로 꼽힌다. 이들은 합병 이후 강력한 브랜드 경쟁력과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했고 세계 최대의 명품그룹으로 거듭났다.
기업의 인적자원을 인수대상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능력 있는 경영진이나 직원을 인수하는 경우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페이스·북이 인수하면서 핫·포테이토의 창업자 저스틴 셰퍼를 위치 데이터베이스 책임자로 임명하는 등 인력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다. 이를 “어크-하이어(Acq-hire: Acquire와 Hire의 합성어, 인수+고용인 셈이다.)”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