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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애벌레의 자기 주도 학습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해 고치구멍을 뚫고 나오는 광경을 오랫동안 관찰했다. 나비는 작은 고치 구멍을 뚫고 나오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나는 긴 시간 애를 쓰고 있는 나비가 안쓰러워 가위를 가지고와 고치구멍을 조금 뚫어 주었다. 이제 나비가 화려한 날개를 펼치면서 창공을 날아다니겠지 하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나비는 날개를 질질 끌며 바닥을 왔다 갔다 하다가 죽어버렸다. 나비는 땅을 박차고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만한 힘을 갖지 못했던 것이다. 나비는 작은 고치구멍을 빠져나오려 애쓴 가운데 날개의 힘을 키우게 되어 있는데, 내 값싼 동정이 그 기회를 없애버린 것이다.” 곤충학자 찰스 코우만(Charles Colemen)의 이야기로『한국인 성공의 조건』에서 재인용하였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황금으로 만들어진 새장에서 편안하게 사람이 주는 좋은 음식을 먹고 자란 새는 거친 들판에 내놓으면 죽는다. 교육의 핵심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개척하고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2022년 물리수학 분야 호암상을 수상한 포스텍 수학과 오용근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면 당장은 성적을 잘 받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수학을 어렵고 재미없는 과목이라고 느끼게 만듭니다. 수학 포기자(수포자)를 양산합니다.…초등학교 시절부터 선행학습으로 문제 푸는 방법만 배우면 새로운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지 못한다.…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스스로 문제를 스스로 풀어 보는 연습을 반복하여야 수학도 쉽게 배울 수 있다.”(서울신문, 2022.5.29.). 오용근 교수의 언급은 ‘메타인지’를 말한 것이다.


또한사교육과 학원교육이 왜 문제가 되는지는 ‘메타인지’ 때문이다. 자아 인식이 스스로 자기를 인지하는 것을 의미하듯이 메타인지는 스스로 자신의 ‘앎’을 아는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아는지를 스스로 판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학습에서의 메타인지는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스스로 점검하는 것을 말한다. 


영국의 아이들은 학교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유럽 등 선진국 아이들을 거의 그렇다. 학교가 ‘재밌기’ 때문이다. 아이가 학교에 가는데 교과서도 준비물도 심지어는 시간표도 없다. 우리나라 부모라면 ‘참지 못할’ 일이다. 당장 학교에 쫓아가서 항의할 것이다. 아이는 1주일에 한 개씩 주제를 받아 스스로 공부한다. 한 학기 주제는 기후변화였다. 선생님은 이상고온으로 많은 유럽인들이 죽었다는 뉴스를 얘기해준다. 아이는 뉴스와 책을 스스로 찾아 읽는다. 부모는 아이로부터 지구온난화의 원인과 해결방법 대해 학기 내내 강의와 잔소리를 듣는다. 주제는 계속 바뀌었다. 주어진 시간 내에 집중해 문제를 푸는 능력은 영국 아이들에게는 거의 없다. 그래서 학습 능력 성취도에서 최상위는 중국, 한국,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이 차지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취는 그것으로 끝난다. 사고의 유연함과 영역을 넘나드는 창의력 그리고 메타인지는 대학 교육과 먼 훗날 사회생활에서 발휘된다. 영국의 교육과 대학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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