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인간과 결혼한 호모사피엔스 네안데르탈의 삶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은 멸종했다. 네안데르탈인은 지리적으로 유라시아의 서쪽, 데니소바인은 동쪽에 주로 거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의 염색체를 분석 결과, 단지 0.1~0.5%만이 다르다. 그래서 현생인류를 호모사피엔스 사피엔스, 네안데르탈인은 호모사피엔스 네안데르탈로 부른다. 널리 알려졌듯이 두 종은 성적인 교류를 했고, 우리 몸에는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남아있다. 


지금까지 네안데르탈인은 야만적이고 현생인류보다 지적능력이 떨어졌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초기 호모 사피엔스와 유럽의 네안데르탈인이 비슷한 사고 패턴을 가졌음이 시사되는 증거가 속속 발견되고 있다. 네안데르탈인이 벽화를 그리고 장신구를 만드는 등 현생인류만큼이나 정교한 기술을 가졌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네안데르탈인은 석기와 불의 사용, 사냥, 언어에 의한 의사소통, 매장 풍습 등 ‘문화’를 가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은 부싯돌로 도구를 만들고 사냥기술도 뛰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사냥능력으로 인하여 이들은 초기 고 인류가 살지 못했던 현대의 우크라이나나 남러시아의 빙하지대에 거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나무에서 추출한 천연섬유를 꼬아 사용한 유물도 발견되었다. 천연섬유로 끈을 만들려면 재료가 될 나무의 성장과 계절적 변화에 관한 상당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탈리아의 선사시대 유적지에서 약 40만 년 만들어진 코끼리뼈로 도구가 발견되었다. 이는 10만년 뒤에나 일반화된 기술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리스와(lissoir)와 비슷한 도구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네안데르탈인이 동물 가죽을 부드럽게 만들 때 사용한 도구로 약 30만 년 전 쯤에야 널리 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 유적이 유럽에 네안데르탈인이 출현한 시점과 비슷한 시기 형성된 것으로 보아 네안데르탈인의 유적으로 추정한다.


유럽 중기 구석기(약 30만~3만 년 전)의 네안데르탈인은 역청, 나무 수지, 자작나무 껍질 등으로 접착 물질을 만들었다. 아프리카 초기 호모 사피엔스는 포도카푸스(Podocarpus) 나무나 자연 물질에 황토, 석영, 뼛조각 등을 섞어 접착 물질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4만여년 전 유럽의 네안데르탈인들이 역청을 섞은 혼합 접착 물질로 석기에 손잡이를 만들어 사용했다. 초기 호모 사피엔스가 사용한 것은 이미 알려졌지만 유럽 네안데르탈인 유적에서는 처음 발견됐다. 네안데르탈인이 독자적으로 만든 것으로 이들이 생각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인지와 문화를 이루었음을 시사한다. 초기 아프리카 현대 인류가 만든 석기와 대체로 비슷하지만, 휴대용 석기 손잡이를 만드는 네안데르탈인만의 방식을 보여준다.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adv.adl0822


매거진의 이전글 '사족(蛇足)'으로 보는 뱀의 '역' 진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