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계의 가장자리에 있는 별들은 중력이 약할 것으로 예상되어 중심에 있는 별들보다 느리게 회전해야 한다. 그러나 거리와 무관하게 일정한 궤도 운동 속도를 보인다. 이 때문에 은하의 회전운동에 관여하는 물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를 암흑물질로 칭했다.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다수설이다.
그러나 1980년대 초 모르드하이 밀그롬(Mordhai Milgrom)은 수정뉴턴역학(MOdified Newtonian Dynamics, MOND)을 제안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두 질량 사이의 인력은 일정 지점까지만 뉴턴의 법칙이 적용된다. 은하 사이의 인력과 같이 아주 낮은 가속도에서는 인력이 상당히 강해진다. 이것이 은하가 그렇게 빠른 회전에도 불구하고 분해되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수정된 중력으로 우주의 보이지 않는 중력과 암흑물질을 설명한다. 암흑물질이 ‘초과’ 중력을 유발한 것이 아니라 낮은 가속도에서의 중력이 뉴턴 역학에 의해 예측되는 것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수정뉴턴역학은 뉴턴역학 및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을 대체하여 그러한 중력 현상을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설명한다. 또한 수정뉴턴역학은 대담한 주장을 한다. 우주에서의 천체의 내부 움직임은 천체 자체의 질량에 의존할 뿐만 아니라, 우주의 다른 모든 질량으로부터의 중력, 즉 외부 중력장 효과(external field effect, EFE)라고 불리는 중력에도 의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부 중력장 효과가 확인된다면 은하가 뉴턴과 일반 상대성 이론의 법칙이 아니라 변형된 역학에 의해 지배된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수정 뉴턴 역학은 암흑물질을 반영하는 대신 뉴턴 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을 수정해 천체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암흑물질은 뉴턴 역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회전 속도보다 큰 중력을 가진 은하단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수정 뉴턴 역학은 암흑물질이 아닌 외부 중력장이 물체의 중력에 영향을 받는다고 해석한다.
암흑물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23년에는 암흑물질이 없는 은하를 발견해 학계에 보고했다. 2023년에는 전파망원경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우주의 물질 분포가 균일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암흑물질로 우주 물질의 밀도 차이가 발생하면서 우주가 진화했다고 설명하는 기존 이론과 반대되는 관측 결과다.
조나단 오펜하임(Jonathan Oppenheim) 교수는 2024년 암흑물질을 전제하지 않고도 우주 팽창과 은하 회전운동을 설명하는 이론을 제시했다. 새 중력 이론인 ‘고전 중력의 포스트 양자 이론’을 통해 암흑물질은 ‘신기루’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이론은 양자 이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을 통합한 이론이다. 별들이 일정한 속도로 도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암흑물질이 아니라 시공간의 무작위적인 변동에 의해 생긴다고 설명한다. 우주 에너지의 95%는 시공간의 불규칙한 특성 때문이며 암흑물질이나 암흑에너지 없이도 우주의 팽창과 은하의 회전을 설명할 수 있다. 동료 전문가 심사가 진행 중이어서 과학저널에 게재되면 더욱 논란이 될 것 같다.
https://arxiv.org/abs/2402.19459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어떻게 종결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