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에게 시간제한 식사를 시켰더니 유전자가 70%나 영향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체중이 줄고 건강이 좋아지는 쪽으로 유전자가 바뀌었다. 놀라운 일이다. 쥐도 간헐적 단식을 하면 나쁜 콜레스테롤이 적어지고 체중도 덜 나간다. 또한 학습능력과 기억력 같은 인지능력도 좋아진다. 반대로 과식을 하거나 먹을 것이 풍족하면 인지기능이 나빠질 수 있다. 풍족한 먹이를 먹는 가축이나 애완동물의 뇌 크기가 야생동물들보다 상대적으로 작다. 먹을 것이 풍족해진 인간도 1만 년 전보다 뇌가 줄어들었다.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은 오랜 세월 먹을 것이 안정적이지 않은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할 수 있도록 진화해 왔을 것이다. 인간의 뇌와 지능도 배가 고프면 더 활발하게 발휘되도록 진화한 것은 자연스럽다. 간헐적 단식이 그런 역할을 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간헐적 단식을 하면 수명도 길어질 수 있다. 초파리를 대상으로 간헐적 시간제한 단식, 즉 저녁과 밤을 중심으로 20시간 단식 뒤 먹을 것을 저녁 시간 전에만 주었더니 수명이 평균 15%가 증가했다. 단식을 하면 세포 청소(cell-cleaning)가 일어난다. 이를 자가 포식(autophagy)이라고 부르는데 손상된 세포를 정리하고 재활용함으로써 노화를 늦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헐적 시간제한 단식은 건강 수명(health-span)도 늘렸다. 근육과 신경 기능이 향상하고, 근육과 내장에서도 노화가 늦춰졌다.
이렇게 간헐적 단식이 비만과 대사증후군을 예방한다는 연구가 많다. 문제는 이러한 연구가 대부분 단기간 진행된 간헐적 단식을 대상으로 연구한 것이고,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간헐적 단식으로 효과를 본 사례는 대부분 섭취 칼로리를 적게 한 경우였다. 식사 시간보다 식사의 내용물과 양이 훨씬 중요하다.
2024년 중요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15년 기간 동안 2만 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장기연구이며 대규모 연구이다. 간헐적 단식을 하면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이다. 간헐적 단식(‘8시간 식사, 16시간 단식’)을 고수한 사람은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12~16시간 동안 식사를 하는 사람보다 91% 높았다. 밝혀지지 않았지만 근육이 적은 것이 이유일 수 있다. 간헐적 단식을 하면 근육이 감소한다. 따라서 16시간 지나친 단식보다는 12시간 이내로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먹는 양을 조절하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