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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Jun 24. 2024

원숭이보다 못한 인간의 행태

2017년 푸에르토리코에 상륙해 허리케인 ‘마리아’는 4600여명을 죽음으로 몰아놓았고 원숭이들이 사는 섬도 황폐해졌다.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 삼림이 파괴되자 나무 그늘이 줄어 원숭이들이 40℃에 이르는 폭염에 더 많이 노출되었다. 원숭이들 간에 경쟁과 공격성이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상과는 달리 원숭이들은 서로에 대해 더 관대해지고 공격성이 감소해 그늘을 공유했다. 그늘이 필요 없는 아침에도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등 일상생활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사회적 관용이 증가하고 교류하는 생활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다.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k0606


인간은 원숭이보다 못한 존재이다. 오죽하면 최재천 교수는 인간을 가장 ‘이상한’ 존재라고 말했을까. 지금까지는 가장 ‘양극성 또는 다극성이 강한’ 존재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기후변화로 가난한 나라와 개발도상국에서 무력 충돌과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커치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기후 변화와 자연 파괴로 경작지가 3분의 1이 줄었다(2024). 기온 상승 및 기후 변화로 극단적인 위험에 처한 도시의 95%가 아프리카나 아시아에 있다. 소외된 사람들에게 기후 변화는 삶과 죽음을 다루는 문제다. 이러한 기후 변화는 취약한 국가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인다. 실제로 1980년부터 2010년까지 치명적인 무력 충돌 중 4분의 1가량이 극심한 기후 변화와 함께 나타났다.


기후 위기는 지난 1세기 동안 발생한 무장 충돌 위험의 3~20%에 영향을 미쳤다(2024). 이는 앞으로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극심한 기후 변화로 재난이 늘고 농업 등에서 생산이 감소하면 경제가 나빠지며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온이 4℃ 정도 올라가면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5배나 높아진다. 기후 관련 위기로 민족 긴장이 고조되는 지역에서 무력 충돌의 위험이 커졌다는 증거가 다수 발견됐다. 지난 25년 동안 3건의 전쟁 중 거의 1건이 열파나 가뭄과 같은 기후 파괴가 벌어진 후 1주일 이내에 발생했다. 재난 발생이 전쟁 등의 갈등 발발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인구가 많고 소수 민족이 정치적으로 배제됐거나 경제 발전 수준이 낮은 국가는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의 영향을 받기가 더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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