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의 한 아파트에서는 아이들 중 실제 제 아버지의 자식이 5명 당 4명도 안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5명 당 1명 이상이 다른 사람의 아이라는 뜻이다. 영국의 남쪽 지방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것 하나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상당수의 인간이 남녀를 불문하고 외도를 한다는 뜻이다.
포유류의 95% 이상에게는 ‘정조관념’이라는 것이 없다. 5천 종이 넘는 포유류 가운데 평생 같은 짝과 함께 지내는 동물은 비버와 수달 등 약 3%에 불과하다. 이미지와는 달리 늑대와 여우도 일부일처를 하는 동물에 속한다. 하지만 포유류의 대부분은 섹스를 위해서, 혹은 자식 양육을 위해서 한동안 함께 지내긴 하지만, 어느 정도 목적이 달성된 뒤에는 각자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 떠난다(한겨레21, 2007.12.6.).
수백 종의 영장류 가운데 대부분은 일부다처제, 일부는 일부일처제이다. 일부다처제 영장류의 경우 수컷들은 짝짓기를 위해 싸우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최종 승자를 가리기 위해 승자끼리 계속 맞붙는다 해서 ‘토너먼트(tournament)’ 종이라 불린다. 수컷은 신진대사 율이 높고 수명이 짧으며, 새끼를 기르는 데는 거의 기여를 하지 않는다. 암컷이 수컷에게서 받는 건 유전자뿐이며, 암컷들은 우수한 유전자를 지닌 수컷을 선호한다. 반면 일부일처제(pair bonding) 종은 수컷이 새끼 키우기의 상당부분을 담당한다. 이런 종은 암수 간 간 몸 크기, 근육, 신진대사 수명 등의 차이가 크지 않다. 인간 인종과 지역을 불문하고 남성은 여성보다 약 10% 크고 20% 무거우며, 20% 더 많은 칼로리를 필요로 하고 수명은 6% 짧다. 인간은 타고난 일부일처형도, 일부다처형도 아니다. 우리 인간은 천성적으로 또는 생물학적으로 대단히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종이다(Wall Street Journal 한국판, 2014.2.17. 편집). 불륜은 ‘자연적’ 성향과 문화적 억압의 괴리에서 나오는 것이다.
남녀의 ‘생물학적’ 외도 의도는 다르다. 남자는 많은 자손을 남겨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려는 본능 또는 다른 남성(수컷)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목적의 진화론으로 설명한다. 물론 스스로 그런 생각으로 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진화되었다는 뜻이다.
여성은 약간 다르다. 여성은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남성과 바람을 피운다. 유전자 검사를 하여 바람피우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남성을 좋아한다. 여성은 부모로서의 자질을 기준으로 배우자를 선택하지만 좋은 유전자를 물려주기 위해 매력적인 남성과 바람을 피울 확률이 높다. 이를 이중 짝짓기 이론(dual mating theory)이라 한다. 여성은 자녀가 우수한 유전자를 가지고 좋은 환경에서 키우려는 것이다.
여성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그 점은 명확하다. 외도 상대는 현재의 배우자보다 매력적인 남자를 선택했지만 부모로서의 자질은 낮은 남자였다. 일부 여성들은 현재 배우자가 지루하여 성적 매력이 있거나 로맨틱한 상대를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서 바람을 피운다(짝 교체이론). 일부 여성은 배우자가 바람을 피워서 보복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많은 여성이 연인 혹은 배우자와의 관계에 불만이 있어 무시당하거나, 불행하거나, 정서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10905138240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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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인간 그리고 세계를 이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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