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냅스 연결망이 지능의 결정요인
필자는 아침에 일찍 차가운 커피 한 잔을 먹으면서 글을 읽고 쓰기 시작한다. 커피를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커피 없이는 아침을 시작하기조차 힘들다. 이렇게 커피를 마시면 각성효과가 나는 것은 뇌 연결망 구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2021년 발표되었다. 커피를 마시면 뇌에서 신경 세포가 더 효율적으로 연결된다. 모닝커피를 마신 후 쾌감을 느끼고 호기심이 강해지는 것은 뇌의 연결망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내 자신의 기분이나 호기심의 강도를 스스로 통제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아주 좋은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그럴 수 있다면 다행이기도 하다. 이 연구를 보면 뇌의 기능은 뇌 안의 신경세포가 효율적으로 연결되는 것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380-021-01075-4#citeas
뇌의 크기나 뇌의 구조보다 신경세포의 효율적인 연결성이 지능과 더 관련성 있다는 것을 새의 사례로부터 소개한다. ‘새대가리’나 ‘닭대가리’라는 표현은 달아나던 닭이 머리만 박은 채 숨는 것에서 비롯됐다. ‘bird brain’같은 영어단어도 있다. 대부분의 새와는 달리 앵무새나 까마귀 같은 새는 영장류만큼 영리하다. 앵무새가 똑똑하다보니 법정증인으로 인정해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2015년 미국 미시간 주에서 앵무새의 증언이 법정 증거로 채택될지 모른다는 뉴스보도가 있었다. 앵무새를 키우던 주인이 총을 맞고 사망했다. 살인사건 이후 앵무새는 “쏘지 마!(Don’t Shoot)!”라는 말을 계속 했다고 한다. 유족은 총격을 받기 전 주인이 한 말을 앵무새가 따라하는 것이라며 증거로 채택할 것을 주장하였다. 앵무새나 까마귀는 머리가 작지만 뉴런이 촘촘하게 많아 지능이 뛰어나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뉴런이 많기만 하면 지능이 좋을까? 뇌 속 뉴런 수만 본다면 2000억 개가 넘는 아프리카 코끼리가 단연 많다. 그러나 코끼리는 꽤 지능이 좋지만 인간과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 결국 뇌에 있는 전체 뉴런 수보다는 ‘대뇌피질’에 분포된 뉴런 수가 지능과 더 관련이 높다. 개의 대뇌피질에는 뉴런이 5억여 개로 고양이 2억여 개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인간 160억, 침팬지 60억, 코끼리 56억, 쥐 2억 개이다. 그러나 참거두고래(long-finned pilot whale)의 대뇌피질에서 각 372억 개에 달하는 뉴런이 발견되었다. 대뇌피질의 뉴런의 수가 어느 정도 지능을 예측할 수 있게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결국 뇌의 기능은 신경세포 수보다는 신경세포 사이의 시냅스 연결에 의하여 좌우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인간의 뇌에는 1000억 개에 가까운 신경세포가 있다. 신경세포들 간의 연결망인 신경망도 수십 조개의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뇌를 구성하는 엄청나게 많은 신경세포, 그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에서 인간의 지적 능력과 의식이 나온다. 신경효율성은 신경세포와 신경세포 간 또는 뇌 영역간의 연결의 효율성을 말한다. 인간이 머리가 좋은 것을 신경효율성에 의해서 설명된다. 신경세포의 신경망이 수십조에 달한다니 인간의 뇌는 정말로 복잡할 것이다. 더욱이 인간의 뇌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학습과 경험에 의하여 지속적으로 바뀌는 ‘가소성’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무한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