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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씻는다고 농약이 없어질까?

2021년 미시간 대학 연구진은 먹는 음식의 종류마다 수명을 평가하는 건강영양지수(Health Nutritional Index)를 만들었다. 흥미롭다. 물론 이 지수가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타당성은 있으니 참조할만하다. 예를 들어 1인분의 견과류 간식은 수명을 26분, 즉 약 1.4년 수명을 늘릴 수 있다. 미국인 기준으로 가공육 1그램을 먹으면 평균 0.45분의 수명을 줄일 수 있다. 하루에 가공육 100그램을 먹으면 약 2.5년 수명이 준다. 핫도그를 매일 먹으면 거의 2~3년 수명이 줄 수 있다. 연어 1인분은 수명 1년을 늘리지만 콜라 한 잔은 1년을 줄일 수 있다. 대체로 가공식품은 수명을 단축시킨다. 적색 육 즉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연식품은 건강에 좋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가공식품을 많이 먹어 선진국 중 비만이 가장 많고 많은 질병에 시달린다.


과일과 채소가 건강에 좋다. 대표적인 자연식품이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 심혈관 질환, 암, 만성 질환에 걸리는 확률을 낮춘다. 2021년 하버드 대학 연구진이 전 세계 200만 명의 성인이 포함된 20여 논문을 분석한 결과, 수명을 연장하는 최적의 섭취량은 하루에 과일 2회분, 채소 3회분이다. 하루 5회분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할 때 사망 위험이 가장 작다. 그 이상 섭취해도 더 뚜렷한 효과는 없었다. 과일은 하루 세끼 식사 중 두 번, 채소는 끼니마다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채소는 끼니마다 2가지 이상, 과일은 하루 한 두개 먹을 것을 권장하는 세계보건기구와 한국영양학회의 권장사항과 이와 같다. 이렇게 먹은 사람들은 과일과 채소를 합쳐 하루 두 번 먹은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13% 적었다. 그러나 가공식품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완두콩, 옥수수, 감자 같은 녹말 식품과 과일주스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건강에 나쁘다. 시금치, 케일, 상추 같은 녹색 채소와 감귤, 당근 같은 과일과 채소류가 효과가 있다. 이번 연구는 과일, 채소와 사망 위험 사이의 상관관계를 발견한 것이지 둘 사이에 인과관계를 확인한 것은 아니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는 다르다.


특히 과일을 먹을 때 껍질을 먹어야 좋다. 과일과 채소를 먹을 때 조심할 것이 농약이다. 충분히 씻어서 먹어야 한다. 그러나 껍질에 남은 농약은 세척만으로는 제거하기 어렵다. 잔류 농약 같은 화학물질을 감지하기 위한 표면 증강 라만 산란(surface enhanced Raman scattering, SERS) 분석법으로 분석한 결과 농약을 적게 써도 과일이나 채소의 농약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과일을 씻어도 농약은 껍질에 여전히 남아 있다. 충분히 씻으면 농약은 상당히 없어지겠지만 그래도 남는다니 어려운 문제이다. 농약으로 인류가 충분한 식량을 조달하고 있지만 또한 고통도 함께 따른다. 어쩌면 피할 수 없는 고통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https://pubs.acs.org/doi/10.1021/acs.nanolett.4c0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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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인간 그리고 세계를 이해하고

무지와 오류 그리고 과오를 극복하고

세상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사랑하고 읽고 배우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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