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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의 진화

반려 견이 주인을 바라보는 눈에는 피할 수 없는 강렬한 호소력이 있다. 큰 눈망울과 눈썹은 슬픈 표정이나 애원하는 표정 등으로 사람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늑대나 여우에게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개가 인간과 살면서 진화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다. 개가 인간과 하는 소통은 눈빛이나 눈 맞춤에 의한다. 밥이 없거나 물이 없으면 주인을 쳐다본다. 개의 얼굴에는 늑대에 없는 특별한 근육(AU101)이 있어 얼굴 안쪽 눈썹을 들어 올릴 수 있다. 이 근육을 들어 올리면 눈이 더 크게 드러나고, 사람이 짓는 슬픈 표정과 비슷한 모습이다. 안쪽 눈썹을 자주 들어 올리는 애견 보호소 개일수록 빨리 입양된다고 한다. 표현력이 풍부한 눈썹 근육을 가진 개는 인간이 개를 키우면서 선호해 선택되었을 것이다.


수만 년 동안 인간이 필요로 하는 역할을 하며 먹이를 제공받는 공생 관계가 개의 진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하지만 공생관계 만으로는 개의 정서적 교감 능력을 설명하기엔 부족했다. 개와 늑대는 DNA의 99.9%가 일치한다. 연구에 의하면 개에는 늑대는 없는 사회성과 관련된 3개의 유전자가 개의 6번 염색체에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유전자는 인간이 단맛을 인지하는 유전자와 비슷한 위치에 존재한다. 


개는 늑대로부터 길들여지면서 눈꺼풀을 움직이는 근육이 발달했다는 해부학적인 증거가 있다. 눈 주변의 미세한 근육 운동을 통해 개는 늑대에 비해 순해 보이고 감정이 풍부해진 눈으로 진화하였다고 추정된다. 진화론적으로 개의 안면 근육의 변화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었으며 개와 인간과의 감정적인 유대가 관련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개의 얼굴 근육을 이용한 감정 표현 능력은 인간과 함께 살아왔던 수만 년 동안 발달하여 왔으며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하였을 것이다. 개의 표정이 인간과의 감정적인 교감과 생존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부분이었는지를 보여주는 해부학적 증거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개에게 인간의 행복하고, 화나고, 공격적인 얼굴이미지를 소리와 조합시키며 개의 반응을 관찰하였더니 목소리와 표정이 일치할 때 개의 집중력이 현저히 높아진다는 것이 관찰되었다. 소리와 시각 두 가지 감정 정보를 조합하여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인지 능력이 개에게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개는 인간의 대화 속에서 감정적인 신호를 인지할 수 있다. 또한 의미 있는 말과 횡설수설하는 부분을 구분할 수 있다. 심지어는 단어도 구분할 수 있다.


‘리코’(Rico, Border collie 종)라는 개는 4주 동안 단어를 학습시켰더니 200개가 넘는 물건을 식별하였다. 2019년에 죽은 체이서(Border collie 종)는 1000개 이상의 단어와 물건을 식별할 수 있었으며 들어보지 못한 단어를 말하면 낯선 물건과 연계지어 찾아내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었다.


반려 견에게 ‘산책 갈까?’나 ‘밖에 나갈까?’ 하면 알아챈다. 말을 알아듣는 건지 목소리 톤, 몸의 움직임이나 분위기로 아는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실제로 단어를 알아듣는다고 한다. 실험에 의하면 목소리를 녹음하여 들려줘도 알아듣는다.

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307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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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인간 그리고 세계를 이해하고

무지와 오류 그리고 과오를 극복하고

세상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사랑하고 읽고 배우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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