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관계를 강한 유대(strong ties)라고 하고 서로 잘 모르는 관계는 약한 유대(weak ties)라 한다. 약한 유대(weak ties)는 1973년 처음 사용된 용어이다. 우리 사회는 강한 유대는 점점 강해지고 약한 유대는 실종되었다. 우리는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며 직원과 주문 외에는 좀처럼 이러저런 얘기를 하지 않는다. 자기 집 승강기에서 만난 이웃은 외면하거나 ‘안녕하세요!’ 정도로 인사하지 세상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 ‘자기’ 집단 이기주의 문화도 한몫했다. 타집단 사람은 자신과 상관없는 남으로 인식하여 무관심하고 무례할 때가 많다. 나이와 성별, 지역과 이념으로 집단이 쪼개지는 혐오 분위기는 이를 더욱 악화시킨다.
서울 같이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익명성이 강하다. 좀처럼 모르는 사람이 대화하지 않는다. 마음 편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 자신은 모르지만 우울한 사회이다. 실제로는 출퇴근 버스나 전차에서 낯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한 사람은 행복감을 더 느낀다. 반면 서로 무관심하고 자기 만에 세계에 있는 사람은 우울하다. 외향성이나 내향성 같은 성격과도 관계없다. 서로 무관심하고 말을 건네는 것을 예의라고 생각하거나 싫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약한 유대 관계가 따뜻할수록 그 사회는 행복하다는 것은 이미 연구로 밝혀졌다.
약한 유대관계의 강화는 한 사회의 공동체 의식과 사회와 경제발전에도 중요하다. 개미는 페로몬 호르몬으로 움직이는 ‘단순한’ 생물이다. 그러나 지능이 좋은 인간이 공동으로 협력하려면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인간은 단순하게 움직이는 개미와는 달리 머리가 좋아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을 한다. 그것이 때때로 공동체에서는 불리한 결정이어서 오히려 사회적 문제해결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에 비해 개미는 페로몬에 의해 기계적으로 움직이므로 공동으로 할수록 성공률이 높아진다. 개미는 거의 본능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문제를 해결한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므로 사람들 간에 의사소통이 없으면 갈등이 생기고 문제해결 능력이 훨씬 떨어진다. 따라서 약한 유대관계가 더 필요하다. 우리사회의 숙제이다.
https://www.pnas.org/doi/10.1073/pnas.2414274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