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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은하의 탄생과 우리 은하의 외계문명 가능성


시골이나 산속에서 밤하늘을 보면 별들이 빼곡하게 반짝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우리 은하 안에 있는 별이다. 특히 여름철 밤하늘을 뿌옇게 가로지르는 은하수는 우리 은하 중심 부분의 모습으로 별이 너무 많아서 마치 구름처럼 뿌옇게 보인다. 


우리 은하처럼 큰 회전 원반 은하가 출현하려면 빅뱅 이후 적어도 60억년은 지나야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은하 형성모델은 은하가 잘 정돈된 원반 형태를 갖추려면 빅뱅 이후 60억년은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제시해왔다. 은하가 주변의 작은 은하를 합병하고 뜨거운 가스 덩어리를 모아 덩치를 키우고 정돈되려면 이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은하의 원반은 중앙의 얇은 원반을 두꺼운 원반이 감싸고 있는 이중구조이다. 지름이 약 10만 광년에 걸쳐 펼쳐져 있는 얇은 원반(thin disk)은 두께가 1천 광년 정도고, 그 위와 아래로 수천 광년에 달하는 두께의 두꺼운 원반(thick disk)이 형성돼 있다. 얇은 원반에는 철과 같은 중 원소 비중이 수소와 헬륨 등보다 훨씬 높은 젊은 별이 집중돼 있다. 두꺼운 원반에는 중 원소 비중이 낮은 오래된 별이 아주 성기게 있다. 맑은 날 밤하늘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은 얇은 원반이며 두꺼운 원반은 희미해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나선 은하 중심에는 빛나는 구체가 존재한다. 이것은 은하 내부의 별들이 빽빽하게 모여 군집을 이룬 형태로 ‘은하 팽대 부(Galactic Bulge)’라고 부른다. 은하계 팽대부의 기원은 오랜 논쟁거리였다. 두 가지 가설이 있다. 먼저 은하계 중심에서 점점 더 많은 별이 생성됨에 따라 수십억 년에 걸쳐 부풀었다는 이론이다. 이 가설이 맞는다면 팽대부의 밀도는 계속 증가하여 원반 은하와 비슷한 특징을 보이게 된다. 또 다른 주장은 각각 100억 년 전과 30억 년 전에 일어났던 두 번 이상의 폭발로 축적되었다는 이론이다. 당시 엄청난 양의 가스가 중심부에 뭉치면서 수많은 별이 탄생했다고 여겨진다. 가스는 은하계 중심으로 끌어 당겨진 원시 물질이었거나, 다른 은하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우리 은하에도 땅콩 모양의 팽대부가 있다. 이런 구조가 어떻게 생성되었는지에 관한 여러 가설이 나왔지만, 아직 확실한 기원을 밝히진 못했다. 과거 두 차례 이상의 대규모 폭발로 형성되었거나, 수십억 년에 걸쳐 서서히 성장했다고 알려져 왔다. 


그런데 2020년 연구에 따르면, 은하계 중심의 팽대 부는 약 100억 년 전에 단일 폭발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장대한 폭발 과정에서 한꺼번에 수많은 별이 탄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은하수를 관측하면서 조사 대상이었던 수백만 개의 별 중에서 7만 개를 골라 분석해보니 의외로 중 원소 함량이 같았다. 이러한 사실은 은하계 중심 1000광년 이내 대부분의 별이 거의 동시에 생성되었음을 시사한다.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를 중 원소(금속)로 분류한다. 우주 초기에 수소와 헬륨 등 가벼운 원소들의 성분비가 정해졌고, 이후 별의 탄생과 사멸을 거쳐 우주의 화학적 진화가 진행됐다. 따라서 천체의 중 원소 함량은 나이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므로 매우 중요한 물리량이다. 자외선 파장으로 측정한 별의 밝기를 이용해 구성 원소를 분석했다. 관측 데이터에 의하면 은하계 중심부의 별들이 생성된 시기는 약 100억 년 전이다. 약 45억 년 전에 태양이 탄생했음을 감안하면 태양의 중 원소 함량이 더 높아야 한다. 이는 최근에 탄생한 별이 이전 세대 별들의 죽음을 거쳐 생성된 중원소를 더 많이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팽대부의 별들은 태양과 거의 동일한 중 원소 함량을 보였다. 태양보다 오래전에 생성되었으나, 예상외로 매우 높은 금속성을 지니고 있었다. 은하계 중심부의 중 원소는 짧은 기간의 대폭발 속에서 생성되었다.


약 135억 년 역사를 가진 우리가 사는 은하도 여러 개의 주변 은하를 병합하며 형성되었다는 연구가 나왔다. 그중 하나가 왜소 은하인 가이아 엔켈라두스(Gaia-Enceladus)이다. 지구에서 약 94광년 떨어진 인디언자리의 별(ν Indi)을 통해 우리은하와 가이아 엔켈라두스 은하의 충돌 시기를 추정한 연구이다. 이 별은 겉보기 밝기가 천왕성과 비슷해 맨눈으로도 관찰이 가능하다. 2018년 발사된 우주망원경 테스(TESS)가 장기간 관측한 별의 밝기로 표현된 별의 진동을 통해 이 별의 형성 시기를 정확히 파악했다. 그 결과, 형성 시기는 약 110억 년 전으로 추정했다. 이 별의 금속 성분이 태양의 3%밖에 안 될 정도로 미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오래된 별의 특징이다. 별의 무거운 원소는 1세대의 별이 초신성 폭발로 사라진 뒤에야 출현했기 때문이다. 별의 위치와 움직임에 관한 자료를 통해 이 별이 우리은하 외곽인 헤일로를 구성하고 있던 별이지만 은하 간 충돌도 궤적이 바뀐 것을 확인됐다. 은하 간 충돌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이런 충돌이 별이 형성된 뒤에 발생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은하 간의 충돌이 이 별에 영향을 미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우리은하와 가이아 엔켈라두스의 충돌은 약 132억~115억 년 전에 시작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2020년 빅뱅 이후 15억밖에 지나지 않은 초기 우주에서 대형 회전 원반은하(DLA0817g)가 관측되었다. 이 은하는 당시까지 관측된 회전 원반 운하 중 가장 멀리 있는 천체로 나타났다. 이 은하는 우리 은하처럼 초당 272㎞ 속도로 회전 중이며, 700억 개의 별에 달하는 질량을 가지면서도 우리 은하보다 10배가 넘는 속도로 별을 만들어내고 있다. 주변 은하를 흡수해왔던 다른 초기 은하들과는 다른 질서 정연한 대형 회전 원반 은하이다. 이러한 은하의 존재는 은하가 커지는 다른 과정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아마도 은하들과 합병하는 대신 우주 가스를 지속적으로 끌어 모아 덩치를 키웠을 수도 있다. 연구팀은 2017년 울프 디스크보다 멀리 있는 퀘이사(Quasar)를 관측하다가 울프 디스크를 발견했다. 퀘이사의 빛이 울프 디스크를 둘러싼 수소 층을 지나면서 줄어드는 것을 통해 은하가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게 된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울프 디스크가 확인됐다는 것은 초기 우주에 이런 형태의 은하가 드물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연구는 단 하나의 은하만을 연구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한계가 있어 더 많은 은하에서 관측될 필요가 있다.


2021년에도 우리 은하와 똑같은 구조를 가진 은하가 확인되어 우리 은하가 점진적으로 진화한 것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약 3억2천만 광년 떨어진 은하(UGC 10738)에서 우리 은하와 비슷한 이중 원반 구조가 관측되었다. 이 은하는 우리 은하처럼 수소 및 헬륨 대비 철의 비중이 낮은 오래된 별이 모여 있는 두꺼운 원반과 중 원소 비중이 높은 젊은 별이 집중된 얇은 원반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원반은 다른 은하에서도 관측된 적이 있지만 젊은 별과 오래된 별의 분포가 같은지는 확인이 어려웠다. 이 은하의 측면은 정면에서 관측할 수 있어 은하의 단면도를 보듯 얇은 원반과 두꺼운 원반의 구조와 이를 구성하는 별의 특성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우리 은하의 독특한 이중 원반 구조는 ‘희귀한’ 은하 간 충돌의 결과물로 다른 은하에서는 발견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비슷한 원반 구조를 가진 것으로 밝혀짐으로써 이 가설이 잘못됐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오히려 우리 은하가 충돌 없이 나선은하로서 자연스럽게 점진적으로 진화를 해왔으며 아주 평범한 은하일 수 있다.

https://iopscience.iop.org/article/10.3847/2041-8213/abfc57


우리 은하의 중앙에는 수십억 년에 걸쳐 꾸준히 별을 생성해온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시기별로 상당한 편차를 보이며 폭발적 별 생산 흔적이 있다. 약 1천 광년에 걸쳐 있는 은하핵 디스크의 별들 중 약 90% 이상이 빅뱅 직후인 약 135억 년 전부터 약 80억 년 전 사이에 형성됐다. 이후 약 60억 년 동안 거의 만들어지지 않다가 약 10억 년 전부터 다시 1억년 가까이 폭발적 별 생성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태양계가 탄생하기 수억 년 전 우주의 중심부에서는 문명이 탄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은하계에는 수많은 외계 문명이 생겨났고 그중 대다수는 과학기술의 지나치게 발전하면서 오래 전에 멸망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주장이다. 우리 은하에서 외계 문명의 출현과 멸망을 지도화하기 위해 현대 천문학 이론과 통계적 모형을 사용했다. 1961년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프랭크 드레이크(Frank Drake)가 만든 드레이크 방정식을 개선한 것이다. 행성을 가진 항성의 확산과 치명적인 방사선을 내뿜는 초신성의 빈도, 조건이 맞으면 지적생명체가 진화하는 데 필요한 확률과 시간 그리고 자기 파멸 등 지적생명체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를 반영했다. 이러한 요소를 고려해 시간이 지남에 따른 은하의 진화를 모형화한 결과, 은하 중심에서 약 1만3000광년, 은하가 형성한지 약 80억 년 뒤 생명체가 출현할 확률이 정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구는 은하 중심에서 약 2만5000광년 떨어져 있고 인류 문명은 우리 은하가 형성한지 약 135억 년 뒤에 출현했다. 이는 우리 인류가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은하에 지금도 존재할 수 있는 다른 문명들은 대부분 젊을 가능성이 높다. 지적생명체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를 멸망에 이르게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비록 우리은하가 50억여 년 전에 문명의 정점에 도달했더라도 그 무렵에 있던 대부분의 문명은 자멸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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