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미래 Future

숲재생프로그램(reforestation)과 지구온난화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광합성을 한다. 열대우림은 지구 전체의 식물이 저장하고 있는 탄소의 약 40%를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무가 죽으면 나무에 저장된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 기온이 너무 높아지면 나무는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잎의 기공이 닫히며 이산화탄소 흡수도 멈추고 오히려 배출할 수 있다.


실제로 아프리카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열대지역은 지구에 있는 약 30억 그루의 나무 중 3분의 1 가량이 몰려있으며 이에 따라 막대한 이산화탄소도 저장돼 있다. 아프리카 북부 열대지역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연간 10억~15억 톤 쏟아내고 있다. 아시아와 호주, 남미 등의 열대지역에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것과 달리 이 지역에서는 이산화탄소를 대량 배출하는 것이다. 이는 이전에 추정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되풀이되는 가뭄과 토지이용 변화 등으로 토양이 황폐화하면서 토양 내에 저장됐던 이산화탄소가 방출된 결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토양 황폐화만으로는 엄청난 배출량을 설명할 수 없어 다른 원인을 찾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아마도 기온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온도가 32.2도를 넘으면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있는 열대우림이 오히려 저장하고 있던 이산화탄소 배출할 수 있다. 열대우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속도보다 배출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기준온도(tipping point)가 32.2도 라는 것이다. 다른 지역보다 온도가 높고 앞으로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남미의 열대우림이 지구온난화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구온난화에 대처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나무를 심어 숲을 가꾸는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약 900만㎢에 1조 그루 정도의 나무를 심으면 기온 상승을 가져오는 이산화탄소의 3분의 2가량을 줄일 수 있다(지구상의 나무는 3조 그루 정도. 2019). 그리고 기존 도시나 농경지를 그대로 두고 기존 숲을 3분의 1가량 늘려 대기에 쌓인 3천억t의 이산화탄소 중 2천50억 톤을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하여 농작물 재배와 축산, 임업을 결합한 임업(agro-forestry)이나 도심 나무심기를 결합하면 숲을 가꿀 수 있다. 숲 가꾸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면 정부의 역할과 전 지구적인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한 그루의 나무라도 주위의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도시의 공원은 한낮에는 그늘을 제공하지만, 나무가 제공하는 냉각 효과는 주로 저녁 이후에 발생한다. 나무 주변의 기온은 저녁 시간대 나무가 적은 지역보다 최고 1.4도 낮아진다. 도시 지역의 평균 기온은 지속적인 올라가고 있다. 한 그루라도 더 나무를 심는 것이 도시의 열을 완화시키는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식물을 활용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숲을 다시 복원하는 ‘숲 재생(reforestation)’, 사바나·초원 등에 새로운 숲을 만드는 ‘조림(Afforestation)’, 재생에너지로 쓸 수 있는 단일작물을 재배하는 ‘바이오에너지 작물 재배(planting bioenergy crop)’ 등 세 가지다. 2025년 연구에 의하면 온실가스를 흡수해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데에는 모두 효과가 있었지만 생물다양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법은 ‘숲 재생’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방형 생태계인 사바나·초원 지역에 숲을 조성하면 기존 생물의 생태계가 붕괴되고 종이 감소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 바이오에너지 작물 재배의 경우에도 기존에 서식하던 생물종이 급격히 감소하고 미생물·곤충·조류와의 생태적 연결망이 단절되는 등 78.2%의 종이 부정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림이 없었던 지역에서는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저절로 복원되도록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미이다.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m9485


최재천 교수가 이끄는 생명다양성재단(https://www.diversityinlife.org/)은 우리나라 최초로 숲 재생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나도 이 재단에 참여하여 조금이나마 활동하고 있다. 독자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기를 희망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온난화라더니 왜 이리 추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