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보약이라는데 낮잠도 보약일까

잠은 보약이라는데 낮잠도 보약일까


규칙적으로 낮잠을 자는 것이 노화로 생기는 뇌의 수축을 2.6년~6.5년 늦춰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2023).큰 차이이다. 정상적인 인지기능을 가진 사람과 경미한 인지장애를 가진 사람 사이의 뇌 부피 차이와 맞먹는다. 짧은 낮잠을 자는 것이 뇌의 부피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치매 예방에 긍정적일 수 있다. 물론 낮잠은 다양한 면을 고려하여야 한다.


낮잠 관련 논문을 종합해보면, 중년이나 노인은 하루 30분 정도의 낮잠은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낮춘다. 30분미만의 낮잠은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일주기리듬과 내분비기능을 호전시켜 혈압, 스트레스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 이상 자면 오히려 위험이 증가한다. 이런 경향은 여성보단 남성에서, 65세 이상 노인에게서 잘 나타난다. 그러나 사람마다 수면스타일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는 없다. 나는 낮잠을 안자면 생활이 안 될 정도이지만 아내는 낮잠을 거의 자지 않는다.


낮잠은 심뇌혈관질환(cardiocerebrovascular disease)과 관련된다. 심뇌혈관질환 위험도의 경우 밤에 충분히(6~8시간) 자고 낮잠을 전혀 자지 않는 사람보다 밤에 6시간미만 자고 낮잠을 1시간미만 잔 경우 10%, 1시간 이상 잔 경우 20% 낮다. 반면 밤에 충분히 수면을 하면서 낮잠이 1시간미만인 경우 10%, 1시간 이상인 경우 30% 증가했다. 밤의 수면시간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왔다. 밤잠을 충분히 자도 피곤을 느끼고 긴 낮잠을 자주 잔다고 생각되면 수면무호흡증이나 폐쇄성폐질환과 같은 질환이 없는지 병원을 방문해 확인하는 게 좋다.

https://doi.org/10.1093/eurheartj/ehy695


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동안에 숨쉬기를 멈추는 것으로 급성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발생 위험도가 올라간다.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이란 흡연이나 나쁜 공기 등 여러 이유로 장기간에 걸쳐 폐기능이 감소해 호흡하기 어려워지는 것으로, 호흡부전이나 심장병 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


대부분 본인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본인에게 얘기해주고 병원을 가는 것이 좋다. 2018년에 대학친구들과 알프스몽블랑 트레킹을 간적이 있다. 한 친구는 수소폭탄 급의 코골이를 하여 잠을 전혀 못 잤다. 무호흡증도 심했다. 어는 순간 갑자기 숨소리가 몇 분 동안 나지 않아 깜짝 놀랐다. 그러더니 갑자기 강력한 ‘푸’소리와 함께 다시 코를 골았다. 아침에 그 친구에게 말해주었더니 본인은 전혀 몰랐다고 한다. 병원에 가보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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