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시간은 왜 사람마다 차이가 클까

잠자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종달새부터 올빼미까지, 오래 자는 사람부터 아주 짧게 사람가지 다양하다. 유전적인 요인이 물론 있다. 동물도 그렇다.


생쥐는 특정 유전자(SIK3)에서 돌연변이가 있으면 잠을 덜 잔다. 보통 생쥐보다 하루 평균 약 31분 덜 잔다. 생쥐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12시간이다.

https://doi.org/10.1073/pnas.2500356122


극히 일부 사람들은 늦게 자고 아주 짧은 수면을 취해도 건강에 문제가 없는 사람도 있다. 2009년 잠을 아주 적게 자고도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사람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런 사람은 선천적으로 적게 자고도 정상적으로 살아 ‘natural short sleeper’라고 불린다. 이들에게는 12번 염색체에 있는 한 유전자(DEC2)에 아주 미미한 하나의 변이(C염기가 G염기로 대체 변이)가 있다. 단 한 개의 염기쌍 변화로 적게 자고도 수면의 질은 정상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하루 평균 수면시간을 약 1~2시간 정도 감소시킨다.


또 다른 유전자(ADRB1) 돌연변이의 경우 하루 평균 약 3~4시간까지 수면의 길이를 줄여 준다. 2019년에는 약 400만 분에 1의 확률로 나타난다는 유전자(NPSR1) 돌연변이가 생긴 사람이 보고되었다. 이들은 총 수면 시간이 짧아짐에도 수면부족으로 인한 기억력 감퇴 등의 문제조차 겪지 않는다. 이들은 낙천적이고, 활력이 넘치고, 멀티태스킹(multi-tasking)에 능하고, 통증에 강하고, 시차에 더 쉽게 적응하며,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2022년에 관련된 유전자 5개가 또 확인되었다. 이런 사람은 잠자는 시간이 적어도 치매가 나타나지 않는다. 절대적 수면시간이 건강 수면시간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잠을 많이 자게 하는 유전자도 있다. 아인슈타인은 매일 11시간씩 잤다. 어떤 사람은 하루 8시간이나 잤는데 피곤하지만 어떤 사람은 하루 4시간만 잤는데도 쌩쌩하다. 유전적으로 사람마다 필요한 수면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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