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건강관리 아기의 수명과 건강을 좌우한다.

염색체의 끝 부위에 텔로미어(telomere)가 있다. 이것은 염색체 끝부분을 보호한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길이가 짧아진다. 태어났을 때 길이는 8.5~13.5킬로염기쌍(kilo base pair, kbp) 정도이다. 60세가 지나면서 5~6에 이른다. 5 정도이면 사람 수명이 거의 다 됐다는 한계점으로 본다. 결국 염색체를 보호할 수 없을 정도로 짧아지면 세포는 더 이상 분열할 수 없게 돼 죽게 된다.


인체를 구성하는 체세포는 무한정 분열하지 못한다. 이를 ‘헤이플릭’ 한계(Hayflick Limit)라고 한다. 레오날드 헤이플릭(Leonard Hyflick, 1928~2024)이 제시한 이론으로 인간의 세포는 평균적으로 40~60회 정도만 분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사람 체세포의 텔로미어 길이는 15~20킬로베이스(kilo base, kb. 1kb는 DNA 내 염기쌍 1000개의 길이) 정도이다. 한 번 세포분열을 할 때마다 50~200염기쌍(base pair, 1bp는 1염기쌍)만큼씩 닳아 없어진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사람은 대략 50회 내외의 세포분열한 뒤에는 더 이상 세포분열하지 않고 세포가 노화하면서 죽음에 이르게 된다.


장수로 유명한 육지거북이의 수명은 대략 100년, 바다 거북이는 400년 이상 산 기록도 있다. 오래 사는 거북이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사람보다 길다. 개나 고양이는 사람에 비해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다. 특히 거북이가 사람과 다른 것은 텔로미어가 복구된다는 것이다. 거북이는 세포독성 T세포나 자연 살해 세포 같은 면역세포의 활성을 높이는 유전자의 변이가 있다. 그래서 거북이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곰팡이, 기생충에 대한 방어가 뛰어나다. 거북이는 암을 억제하는 유전자도 많다.


수정 직후 배아는 난자와 정자로부터 텔로미어를 물려받는데, 이는 부모의 나이로 인해 이미 짧아졌을 수 있다. 하지만 텔로미어를 늘리는 메커니즘이 있어 생물학적 시계를 재설정한다. 쥐의 경우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손상되면 제대로 재설정되지 않아 출생 시 짧아진다. 비만이나 대사증후군이 있는 엄마의 자녀들은 더 짧다. 생물학적 시계가 태어나기 전부터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임신 전과 임신 중의 여성의 건강과 환경조건은 아이의 미래 건강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명뿐만 아니라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기를 갖기 전에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자녀에 대한 책임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5-577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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