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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의 조상은 바다에서 살았다는 연구결과

거미의 조상은 바다에서 살았다는 연구결과


대부분의 현생 동물은 눈이 두 개이다. 거미처럼 눈이 8개인 경우도 있지만, 동물 가운데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부분의 절지동물도 눈이 두 개다. 일부 절지동물은 빛을 감지하는 작은 홑눈이 있지만, 사물을 보는 기능을 하는 눈이 아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눈으로 보지 않는다.


5억 년 이전의 캄브리아기에는 5개 눈을 지닌 범절지동물이 존재했다. 초기 절지동물과 근연 그룹들은 이 시기에 온갖 진화적 실험을 통해 다양한 형태를 만들었는데, 이 가운데 일부 살아남은 무리들이 곤충 같은 현대적 절지동물의 조상이 됐다. 그러나 누가 어떻게 살아남아 현재 같은 절지동물로 진화했는지는 여전히 모르는 부분이 많다.


절지동물(arthropod)은 곤충과 거미, 갑각류 등이다. 현존하는 동물의 80% 이상이 절지동물이다. 알려진 절지동물의 수는 약 100만 종이 넘는다. 또한 캄브리아기 초기부터 절지동물의 화석으로 발견된다. 절지동물의 조상이 캄브리아기에 어떻게 등장해서 지금과 비슷한 형태로 진화했는지 정확히는 모른다. 5억 년 전 캄브리아기 지층에서 화석들이 발견되었지만 보존 상태가 좋은 화석은 드물기 때문이다. 절지동물의 하나인 거미류도 어디에서, 언제 나타났는지, 그리고 어떤 종류의 협각 류(Chelicerata)가 그들의 조상이었는지, 이들이 해양성이었는지, 반 수생이었는지 등은 여전히 논쟁 중이다. 거미가 속한 협각 류(Chelicerata)도 절지동물의 하나이다. 거미류는 육지에서 처음 출현해 진화했다는 것이 오랜 통념이다.


2025년 바다 절지동물 조상에서 진화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가 나왔다. 5억 년 전 살았던 작은 해양 절지동물 화석에 정밀하게 보존된 뇌를 분석한 결과 그 구조가 거미류와 매우 유사하다. 거미가 바다에서 처음 진화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육지에 적응하며 초기 곤충이나 노래기를 주된 먹이로 삼았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발견한 화석의 뇌를 분석할 생각을 한 것은 놀라운 발상이다. 그 조그만 뇌를 현생 거미 뇌와 분석하여 나온 결과이니 더욱 놀랍다.

https://www.cell.com/current-biology/fulltext/S0960-9822(25)00822-X


절지동물과 거미의 진화계통이 완전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다. 과학은 한 계단씩 올라간다. 때로는 넘어지고 추락하고 다시 계단을 만들기도 한다. 세계에 마음의 문을 열고 나아가는 것이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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