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네안데르탈과 데니소반은 언제 어떻게 갈라졌을까
고인류의 조상과 호모 사피엔스의 조상이 서로 갈라져 나간 것은 최대 80만 년 전후로 추정되었다. 현생인류와 고인류의 조상이 있었고 이들로부터 우리 인간과 고인류가 갈라져 나왔다. 고인류는 다시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반 인으로 분기된 것이다.
2019년 네안데르탈인이 적어도 80만년 이전에 인류와의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대 인류가 종은 달라도 치아의 진화는 같은 속도를 보이는 데 초점을 맞춰 약 320만 년 전의 아프리카 원인(猿人)을 포함해 모두 8종의 고대 인류 치아를 비교 분석했다. 40여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 화석의 어금니 치관(齒冠)을 분석했더니 매우 작은 어금니를 가졌으며 네안데르탈인에게서 나타나는 특성과 여러 가지로 유사성을 보였다. 이런 치아는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공통 조상이 가진 큰 치아에서 진화한 것이다. 그런데 치아의 진화 속도를 감안할 이런 모양을 갖추려면 80만~100만 년 전에 네안데르탈인으로 갈라져 나와 별도의 진화를 시작해야 가능하다. 적어도 80만 년 전 이전에 출현한 고대 인류가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공통조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훌륭한 이론은 훌륭한 증거가 수반되어야 한다.”라는 칼 세이건의 말이 생각난다. 언젠가는 이 논란이 훌륭한 증거에 의하여 이론으로 완전하게 정립되기를 바란다.
현생 인류가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과 ‘다른’ 길을 간 것은 50만 년 전 미세한 생화학적 변화 때문이다. 인간의 행동과 뇌 기능에 관여하는 효소의 변화가 약 50만 년 전 인류의 조상을 변화시켰다. 바로 아데닐숙신산 분해효소(Adenylosuccinate lyase 또는 adenylosuccinase, ADSL)의 변화이다. 이 효소의 429번째 아미노산이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반에서는 ‘알라닌(alanine)’이었으나 인류는 ‘발린(valine)’으로 바뀌었다. 이 효소 유전자에 또 다른 유전적 변이도 있다. 단백질을 직접 만들지는 않지만,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비 암호화 영역에서 일어난 변화였다. 이 변이는 현대 인류의 97% 이상에서 발견된다. 이는 이 효소의 유전자 발현을 추가로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류는 아미노산과 비암호화 영역의 변이를 이용해 이 효소의 활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볼 수 있다. 이 효소 유전자가 결핍되면, 운동이나 인지 장애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ttps://www.pnas.org/doi/10.1073/pnas.2508540122
호모 사피엔스가 동아프리카에서 지구 곳곳으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네안데르탈인과 성적인 교류를 하면서 우리의 일부 유전자에는 네안데르탈인의 것이 포함되었다. 이들은 서로 경쟁하면서 혹은 공존하면서 지낸 것으로 보인다. 우리 인간의 유전에는 네안데르탈인의 유전만 있는 것이 아니다. 데니소반 등 다양한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우리 인간은 오랜 세월 진화를 거듭하면서 진화과정상의 생물계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이다. 그들이 우리이다.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이 생물학적으로 성적인 교류가 가능한 종이었다. 이들의 조상이 누구인지 어떻게 언제 갈라졌는지 궁금하다. 인간의 기원은 아직도 확실하지 않다. 인간이 무엇인지를 말하기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