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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 년 전 인류조상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수백만 년 전 인류조상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프리카가 사바나로 변한 것은 4백만 년 전 대륙판 이동으로 아프리카 동부 해안 6000㎞가 치솟아 인도양의 습기 유입이 차단되어 열대우림이 사바나초원으로 바뀌었다. 환경변화는 진화를 촉진한다. 유인원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의 전환이 일어나고 그 후 초기 호모가 등장하였다. 약 390만 년 전부터 290만 년 전까지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는 많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의 종과 현존하는 사람 속(Homo)의 공통 조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약 4백만 년 전에 같은 조상으로부터 원숭이와 분리되면서 등장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Australopithecus)이 나타났다. 약 270만 년 전에는 파란트로푸스 속(Paranthropus)이 등장한다. 오스트랄로피테신(Australopithecines)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파란트로푸스 모두를 말한다.


인류 진화사는 대략 300만 년 전경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와 200만 년 전의 호모 속 사이의 공백이 존재한다. 이러한 인류 진화의 공백 기간에 정확히 어떤 진화적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그간 학계에 명확한 답이 없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멸종하고 초기 호모와 파란트로푸스로 갈라졌을 것으로 추정돼왔다. 이후 1990년대에 약 250만 년 전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가르히(Australopithecus garhi)가 발견되며 인류종의 계통 분화가 더 복잡하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2025년 인류의 조상인 호모(Homo)가 다른 초기 인류 종과 공존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가 나왔다. 약 260만~280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치아 화석 13개와 턱뼈 일부가 발견되면서 인류 진화의 미스터리였던 약 50만년의 공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 화석들 중 3개는 호모 속의 특징을 보였지만, 나머지 10개는 기존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파란트로푸스 등 그 어떤 초기 인류 종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따라서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와 루시(Lucy)로 알려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사이의 연결고리일 수 있다고 추정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약 280만 년 전 아프리카 동부에는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 멸종한 파란트로푸스, 그리고 2종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등 최소 4종의 초기 인류가 공존한 것이다. 인류 진화가 단순한 가지치기 과정이 아니라 여러 종이 경쟁하고 공존하며 복잡하게 얽힌 형태로 진행되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치아만으로는 새로운 종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반론이 나온다. 발견된 화석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종의 후기 개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약 30만년이라는 기간 동안 기존 종의 형태적 특징이 충분히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종으로 확정하기 위해선 완전한 두개골이나 다른 골격 화석이 추가로 발견돼야 한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5-09390-4


아직은 누구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호모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알지 못하지만,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사라질 때까지 100만 년 이상을 함께 살았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들이 왜 사라졌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10년 전 역사도 재구성하기가 힘들다. 100만 년도 더 된, 거의 화석이 없는 시기의 역사를 재구성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들다. 이 정도로 구성한 학계의 노력이 대단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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