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원인(猿人)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원인(原人) 호모로

원인(猿人)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원인(原人) 호모로


아프리카가 사바나로 변한 것은 4백만 년 전 대륙판 이동으로 아프리카 동부 해안 6000㎞가 치솟아 인도양의 습기 유입이 차단되어 열대우림이 사바나초원으로 바뀌었다. 환경변화는 진화를 촉진한다. 유인원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의 전환이 일어나고 그 후 초기 호모가 등장하였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는 유인원과 인류의 중간 형태로 약 450만 년 전에서 약 200만 년 전에 아프리카 대륙에서 살았다. 1924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타웅(Taung) 지역에서 250만 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Australopithecus africanus, 330~210만 년 전)가 발견됐다. 1990년대엔 250만 년 전에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가르히(Australopithecus garhi, 300~200만 년 전)가 발견됐다. 1974년 동부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 북동부 하다르(Hadar) 지역에선 이보다 70만년 더 앞선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 390~290만 년 전)가 발견됐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는 많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의 종의 공통 조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더 앞선 고인류 화석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최초 인류 조상이란 호칭을 내려놨다. 이들은 호모 속이 등장하기 직전에 살았던 마지막 인류 조상에 가까운 집단으로 분류된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왜 사라졌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호모 속 사이에 정확히 어떤 진화적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명확한 답이 없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멸종하고 초기 호모와 파란트로푸스로 갈라졌을 것으로 추정돼왔다. 호모 속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의 한 집단에서 진화했다고 본다. 인간이라는 이름의 가지가 자라기 시작한 시점은 대략 250만 년 전으로 본다. 최초의 호모 속으로 인정받는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는 ‘손재주 있는 사람’이란 뜻이다. 1960년대 초 탄자니아 올두바이 협곡(Olduvai Gorge)에서 발견되었다. 호모 하빌리스의 뇌 용량은 600~800cc로 이전의 고인류에 비해 50% 이상 크다. 동부 아프리카에서는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 200백만~10만 년 전)와 파란트로푸스(Paranthropus, 290~120만 년 전)도 발견됐다.


2025년 인류의 조상인 호모(Homo)가 다른 초기 인류 종과 공존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가 나왔다. 약 260만~280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치아 화석 13개와 턱뼈 일부가 발견되면서 인류 진화의 미스터리였던 공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 화석들 중 3개는 호모 속의 특징을 보였지만, 나머지 10개는 기존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파란트로푸스 등 그 어떤 초기 인류 종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따라서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사이의 연결고리일 수 있다고 추정된다. 약 280만 년 전 아프리카 동부에는 호모, 파란트로푸스, 그리고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등이 공존한 것이다. 인류 진화가 단순한 가지치기 과정이 아니라 여러 종이 경쟁하고 공존하며 복잡하게 얽힌 형태로 진행되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치아만으로는 새로운 종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발견된 화석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종의 후기 개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로운 종으로 확정하기 위해선 완전한 두개골이나 다른 골격 화석이 추가로 발견돼야 한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5-09390-4


수백만 년 전의 역사를 재구성한다는 것은 어렵다. 그래도 역사의 단편들은 조금씩 이어지고 있다. 우리의 기원은 지나간 시간을 복구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 과거가 현재화되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스마트폰 중독과 불완전한 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