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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건강한 삶

100세 이상 사는 초 장수 유전자



지난 100년 동안 인류의 기대수명이 길어졌다. 1925년경에는 30~40대밖에 안됐지만 2020년대엔 70대까지 산다. 인간의 몸은 심각한 유전적 결함이 없고 중대한 질병에 걸리지 않는 한 70년은 무난히 작동하게 설계돼 있다.


인간의 수명은 유전적 요인이 강하다. 임표는 술도 담배도 멀리했는데 63세에 죽었고, 주은래는 술을 즐기고 담배는 멀리했는데 73세에 죽었고, 모택동은 술은 멀리하고 담배를 즐겼는데 83세까지 살았고, 등소평은 술도 즐기고 담배도 즐겼는데 무려 93세까지 살았다. 장개석 군대의 부사령관을 지낸 장학량은 술과 담배와 여색을 모두 가까이 했는데도 103세까지 살았다(기록엔 101세로). 정작 우스운 것은 128세나 되신 중국 최고령의 노파를 인민일보 기자가 만났다. 기자는 물었다. ‘할머니 건강 장수 비결이 뭡니까?’ 노파가 대답했다. ‘응 담배는 건강에 나쁘니 피우지 마! 그래서 내가 5년 전에 끊었거든’


스페인의 마리아 브라냐스(Maria Branyas Morera, 1907~2024)는 117년 살았다. 연구 분석에 따르면 그녀의 기록적인 장수 비결의 8할은 유전자 때문이고 나머지가 생활 습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게놈 분석 결과 수명과 관련된 여러 유전자가 장수에 도움이 되는 변이형이었다. 유전자 7개는 부모 양쪽에서 장수 변이형을 물려받았다. 아주 드문 사례이다. 그녀의 세포의 생물나이는 실제 나이보다 23세나 젊었다. 생활 습관도 좋았다. 술 담배를 하지 않았고 지중해식단을 유지했다. 매일 요거트를 3개나 먹어서 그런지 대변에 장내유익균인 비피도박테리움 수치가 높았다. 비피도박테리움은 노화를 늦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들 대다수는 나이가 들수록 수치가 떨어진다. 사실 식성도 유전적인 요인이 있다.

https://www.cell.com/cell-reports-medicine/fulltext/S2666-3791(25)00441-0


110세 이상 ‘초’ 장수를 누리는 사람의 혈액에는 보통 사람은 거의 없는 특수한 면역세포가 많이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40여명인 일본의 110세 이상 장수 노인 중 건강한 남녀 7명의 혈액을 자세히 조사한 결과이다. 이들의 혈액에는 암세포 등을 공격하는 면역세포인 ‘킬러 T세포’가 보통 사람보다 많았다. 특히 ‘CD4 양성(陽性) 킬러 T세포’로 불리는 특수 면역세포는 20~70대 45명의 평균에 비해 10배나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장수하는 사람은 전염병이나 암 등에 대한 면역이 강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백세장수를 하는 사람들은 DNA를 복구하는 능력의 효율성을 높이는 특별한 유전자를 지녔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에서 사는 105세 이상과 110세 이상의 초 고령자 81명과 68세 전후의 건강한 고령자 36명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DNA 복구와 세포 건강상태 그리고 손상 세포의 자멸과 관련한 특정 유전자의 변화는 105세 이상의 초 고령자들에게서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105~110세 이상과 120세 이상의 집단에 더 자주 존재하는 두 유전자(‘COA1’과 ‘STK17A’)의 다섯 가지 일반적인 유전자 변화를 확인했다. 이러한 유전자 변형은 100세 이상의 사람들에게도 흔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DNA 복구가 여러 동물 종 전체에 걸쳐 수명을 연장하는 메커니즘 중 하나라는 점을 보여줬다. 우리는 이것이 인간에게도 사실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여든 살이 넘어서도 인지력, 집중력과 기억력을 가진 사람을 슈퍼에이저(Super-ager)라고 부른다. 슈퍼에이저(Super-Agers)란 실제 나이보다 뇌 나이가 30살 이상 젊은 사람을 말한다. 슈퍼에이저의 뇌 백질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잘 보존돼 건강하다다. 백질은 뇌 세포를 연결하는 조직으로 뇌의 각 영역의 소통을 담당한다. 슈퍼에이저는 기억력과 주의력 동기 부여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대상피질 두께가 더 두꺼운 특징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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