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더라도 내장지방이 적으면 혈압이나 심혈관 관련 질병에 덜 걸린다. 그래서 체질량지수로는 비만이지만 건강한 유형을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metabolically healthy obese, MHO)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약간 비만한 사람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이라도 체중과 허리둘레를 줄이는 것이 좋다.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도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가 나왔기 때문이다. 약 4만 명에 가까운 사람을 11년에 걸쳐 관찰한 연구결과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보다는 대사적으로 건강한 정상체중이 훨씬 좋다. 대사지표와 상관없이 비만이나 과체중인 사람은 체중 조절을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새로운 비만기준이 제시되었다. 체질량지수 중심으로 비만을 평가하는 기존 방식에서 포괄적 진단방식으로 바꿔야한다는 것이다. 비만에 대한 새로운 정의에 의하면 ‘과도한 체지방량으로 인해 신체기관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저하되는 만성적이고 전신적인 질병 상태’이다. 단지 체중만이 아니라 건강을 측정하자는 것이다. 체질량지수는 집단 수준의 건강위험 평가나 선별검사 도구 정도로만 사용하고, 개인별 진단에는 체지방, 허리둘레, 허리-엉덩이 비율, 허리-키 비율과 같은 추가적인 신체 측정 등을 병행하라는 권고이다. 또 비만은 유전이나 호르몬, 환경적 요인과 같은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생활습관 문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비만을 개인 책임으로만 돌리는 편견과 낙인이 효과적인 비만 예방과 치료의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비만을 진단하는 새로운 구체적 기준이 발표됐다. 새로운 비만 기준은 체질량지수 30 이상이면서 허리둘레 남성 94cm 이상 여성 80cm 이상이거나 허리 대 키 비율 0.5 이상이다. 체질량지수가 40 이상일 때는 다른 지표 없이도 비만에 해당한다. 새로운 기준에 의하면 거의 70%(68.6%)가 비만에 해당되며 기존보다 60% 증가한다. 특히 70세 이상 참여자들 중 78.3%가 새로운 기준에 따라 비만으로 분류된다. 기존보다 두 배이다. 이에 따라 비만으로 분류된 사람은 정상인보다 장기 기능장애를 겪을 위험 3.3배, 당뇨병 발병 위험이 6.1배,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5.8배,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2.71배 높다.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840138
결국은 체질량지수를 정상수치로 유지하고 복부비만과 허리둘레를 줄이는 것이 이상적이다. 먼 길을 달려온 결과는 처음과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이어트는 건강한 삶’을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